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문 CEO 보면 기업 경영문화 보인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손현진 기자] OO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재벌가 인사의 빈소.


주변에 일렬로 늘어선 수많은 화환과 진행요원들 사이로 낯익은 인사들이 드나든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떠나기 전 인사를 오는 CEO들이다.

24시간이 모자란 CEO들이지만 장례식은 반드시 챙겨야 할 자리다. 고인에 대한 예우를 최우선 덕목으로 한국 문화의 특성상 장례식장에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았다는 소문은 곧 기업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다 보니 CEO들도 많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가문 전통' 중시 꼭 참석= 주요 인사의 장례식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인들은 범 LG가 오너들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은 가장 먼저 조화를 보내고, 직접 장례식장에 참석해 고인의 유족과 인사를 나눈다.

범 LG가가 장례식에 많은 신경을 쏟는 이유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풍 때문이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인화를 중시했던 LG가문은 개인적인 행사에서도 다방면에 걸쳐 경영계 인사 가족들과의 교류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두 전직 대통령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등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긴 하지만 대부분 장례식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삼성이나 범 LG가 그룹 오너들은 조문을 할 때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그룹 사장단과 별도로 개별 조문을 하는 편이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같이 갈 경우 외부의 주목을 끌어 자칫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배려 차원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은 그룹 사장단이 함께 조문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룹 사장단이 함께 조문해 그룹 차원에서 고인을 애도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회장이 조문 오기 전에는 그룹 임직원들이 장례식장에 먼저 도착해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평균 조문시간 10~30분= CEO들의 평균 조문 시간은 10~30분 내외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CEO들은 줄을 서 있는 조문객 행렬을 깨지 않기 위해 함께 줄을 서는 경우가 많다. 대기시간을 제외하면 통상 5~20분 정도의 조문시간을 갖는다.


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예외로 분류된다. 보통 조문이 마무리 되는 저녁 늦은 시간에 도착해 1시간여 넘는 시간을 머문다. 재계 3~4세대와 절친한 사이인 정 부회장은 친구이자 선후배의 부모님 등 가족 장례식장에는 친구 명의로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을 도리라 여기고 이를 지키고 있으며, 조문 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소주를 한잔 걸치며 친구를 위로하곤 한다.


반면 그룹 계열사 전문 경영인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단독으로 빈소를 방문하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통상 재벌가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 경영인들은 계열사 사장단 또는 경제단체 회장단 자격으로 조문을 한다.


◆오실 때 연락 주세요= 한편, 장례식장은 예의를 우선시 하는 분위기라 유가족들도 조문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쓴다. 따라서 조문객들이 미리 조문시간을 알려준다면 시간에 맞춰 상주들을 맞이할 수 있으나 이러한 절차를 생략하고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본의 아니게 상주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어떤 장례식장에서는 유가족 전원이 참여해야 하는 고인의 입관식 시간대에 조문객이 몰리는 바람에 상주측에서 조문객을 맞다가 입관식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AD

재계 관계자는 "향후에도 경제계 원로들의 별세소식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장례식장을 찾는 CEO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례식 분위기에 해가되지 않도록 그에 맞는 예절과 절차를 지켜주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채명석 기자 oricms@
손현진 기자 everwhit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