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1일(현지시간) 열린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골드만삭스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버핏 회장은 “우리는 골드만삭스와 매우 만족할만한 거래를 많이 해왔다”며 "골드만삭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고객 손실과 관련 골드만삭스를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0억달러 골드만삭스 투자에 대해서도 강한 믿음을 보였다. 아울러 그는 "골드만삭스가 부도덕하게 행동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핏의 한마디 한마디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던 주주들은 버핏의 골드만삭스 옹호 입장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미드웨이캐피털리서치앤매니지먼트의 저스틴 퓰러 이사는 “버핏이 얼마나 강하게 골드만삭스 편에 서있는지를 보고 놀랐다”며 “그는 월가의 (나쁜) 관행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6일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피소 당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맨해튼 지방검찰이 골드만의 형사법 위반 여부를 조사에 나서면서 30일 골드만 주가가 9.4% 급락하기도 했다.
이번 주총은 골드만 피소 이후 버핏이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됐으며, 주총에는 4만여명의 주주들이 운집했다. 특히 버핏이 골드만 사태로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흠집을 입은 가운데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을 끌었다. 버핏은 2008년 투자 당시 골드만삭스가 좋은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극찬했었다.
예상했던대로 버핏은 골드만과 버크셔의 골드만 투자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밝혔다. 특히 버크셔의 골드만 투자와 관해서는 우선주로 연간 10%의 배당을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문제와 관련, 후임자로 누굴 지목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만약 로이드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면 나는 그를 지목할 것”이라고 밝혀 로이드 CEO에 대한 강한 지지도 나타냈다.
폴 하워드 애널리스트는 “버핏이 골드만삭스를 두둔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버핏은 수년동안 그에게 도움이 된 골드만에 대한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SEC의 골드만 기소가 우리의 골드만삭스 투자에 의문을 가져올 만큼 충분히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약 (골드만삭스 피소)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버크셔의 실적에 대해서는 “경제 회복세가 3월과 4월 실적을 끌어올렸다”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버크셔는 올 1분기에 36억3000만달러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에는 15억30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7억1000만달러에서 30% 증가했다.
버핏은 "글로벌 경기가 강력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회복세와 투자이익 덕분에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들어 각 사업부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지난 3월에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버핏은 “회사가 이제 꽤 확장했으며, 상당한 현금을 만들어냈다"고 말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간 버크셔는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버핏은 “내가 30년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회사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며 “다만 우리가 자본을 100%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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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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