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이미 연저점이 바뀌었다. 원·달러 환율은 석달만에 1110원대로 내렸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레벨이 어디인지에 쏠리고 있다. 연저점을 두고 다시 당국의 눈치를 살필 전망이다.
일단 주말 역외NDF환율은 또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저점 1113.0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6.0/1116.5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1.15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18.2원)대비 3.1원 하락한 수준이다. 마감무렵 달러·엔은 93.18엔, 유로·달러는 1.35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하루걸러 조정을 이어가며 꾸준히 하락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듯하다.
다만 1110원선이 붕괴되기까지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강한 대응이 예상된다.
지난 1월 역외세력이 주도했던 연저점 1117.5원 이후 또 다시 역외세력에 따른 연저점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특정 레벨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경우 빅피겨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연말 환율 1000원 전망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공방이 불가피하다.
일단 1110원 아래에서 공기업 달러 매수를 비롯한 공식적인 구두개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암암리에 달러를 매수하는 식의 개입 패턴이 익숙해져 있는 만큼 강한 지지선 구축이 필요할 수 있다.
숏마인드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예전보다 약화되는 양상이다. 아래쪽 룸에 대한 부담과 함께 저점 매수 등 수급에 따른 자율 조정도 있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환율 하락 재료가 우세한 상황이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 우리금융 블록세일에 따른 외인 물량 정리,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 예상되고 있다.
수요 사이드는 오는 15일 있을 외환은행을 비롯한 16일 LG전자, LG화학, 삼성전자(19일)등이 예정돼 있다. 배당수요가 그간 환율 하락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주된 달러 수요다.
◆위안화 절상 논란 가속화..역외매도 이어질수도
지난주부터 부각된 위안화 절상 논란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
중국 인민애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바 있는 판강 중국국민경제연구소장은 11일 중국 하이난다오 보아오 포럼의 한 조찬간담회에서 "앞으로 1~2개월 내에 위안화 환율이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외투자자들이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원화 역시 강세쪽에 베팅할 경우 환율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증시 랠리 지속 여부..외인주식자금 21거래일째
외국인 주식자금 역시 21거래일째 지속됐다. 지난 8일 장외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블록세일 관련 물량이 대량 매매되면서 6229억원 순매수로 사자 행진을 유지했다. 이에 따른 주식자금은 물론 증시 랠리 기대감은 역외 매도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주말 뉴욕증시는 장중 1만1000선을 돌파했다. 소매 판매 호조 소식에 이어 2월 도매 재고와 판매 증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일단 이번주는 어닝시즌이 관건이 되고 있다. 오는 12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13일 인텔, 14일 JP모건 체이스, 15일 구글, 16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초 우리금융 블록세일, 주후반 배당역송금
일단 12일까지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블록세일에 대한 외국인 물량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일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통상 2거래일째에 가장 많이 처리된다는 점에서 주초 환율에 하락 압력을 줄 재료다.
원달러 환율이 역외에서 1113원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금융 블록세일 관련 물량이 유입될 경우 환율은 1110원선 붕괴를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오는 15일 예상되는 외환은행 외국인 배당금 지급은 주목할 만하다. 외환은행 매각을 재개한 론스타의 경우 배당금을 환전해서 나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약 2억불 남짓한 비용이 수요 사이드에서 들어올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는 16일에는 LG화학(621억원), LG전자(743억원)도 외인 배당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주후반에는 외인배당금 중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의 오는 19일 5622억원 외국인 배당금이 다소 의식될 전망이다.
◆외환당국, 숏마인드 조절이 관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주간 전망 레인지에 1110원 아래 레벨을 넣기 시작했다. 숏마인드가 아직 꿋꿋함을 반영한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일 수 있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아직 관심을 두고는 있으나 이 재료 역시 현재로서는 영향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물론 환율 1110원대에 대한 레벨 부담이 작용하고는 있다. 증시 및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움직임이 부진해지거나 악재가 발생할 시 자율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레벨을 올려줄 경우 추가로 팔겠다는 심리도 견고하다.
오히려 외환당국자의 강력한 구두개입이 병행되는 편이 심리적 지지선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시장참가자들이 개입 여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숏 마인드를 부추길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회 기획재정위언회에 제출한 '2009년 국정감사 조치사항, 경제ㆍ재정분야 보고서'를 통해 출구전략과 관련해 유동성 축소부터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100원선이 다음 레벨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음은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의 주간 원달러 전망.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 위안화 절상 조치가 나올때까지 하락 기대감이 클 듯하다. 실제 발표되면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높다. 일단 시장에 위안화 절상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고 있다.
다음주도 수급상 공급 우위는 지속될 듯하다. 외환당국 스탠스는 원화 환율 1110원대에서 스무딩 스탠스를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저점 하향 테스트 가능성은 높지만 속락하는 분위기는 아닐 듯하다. 1100원 눈앞에 두고 10원대 경계감이 큰 만큼 하락 부담이 있는 데다 원엔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당국 스탠스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예상 범위는 1110원~1130원.
김장욱 신한은행 차장 하락 압력이 일정 부분 작용할 듯하다. 상승 소재에 반응하는 것이 실패하니까 아래쪽으로 다시 물꼬가 잡히는 듯하다.
당국도 연저점 경신에 대한 속도 조절을 할 듯하다. 하단에서 에너지업체 등 수요 업체들도 나오고 있고 1120원 밑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보이고 있다. 연저점 경신하면서 가겠지만 큰 수요가 나오면 숏커버하는 식으로 버겁게 내려갈 듯하다. 주초 우리금융 블록세일 관련 물량이 영향을 줄 듯하다. 예상 범위는 1110원~1130원. 상황따라 1105원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정운갑 부산은행 부부장 일단 변수는 위안화 절상 이슈와 외국인 주식 및 채권 순매수, 당국 개입, 천안함 침몰 원인에 따른 지정학적리스크 부각 등이 될 듯하다. 외인주식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한편 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으로 하락 속도가 조절되는 양상이다. 주초 부터 1110원대 거래되면 당분간 1110원대 거래가 지속될 듯하다. 다만 1110원 밑은 제한될 수 있을 듯하다. 한주내내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주목될 듯하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10.0원~1130.0원.
이성우 대구은행 부부장 시장 심리가 아래쪽으로 쏠려있고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서는 밴드를 늘리든지 전격 절상하든지 조치가 있을 듯하다.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연고점 부담감으로 못올라가고 있고 외부 상황은 바뀐 부분이 없다. 연저점이 깨질 경우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중간중간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레벨이 1080원, 1090원 단위가 될 수 있어 심리적 지지선이 될 듯하다. 큰 폭으로 확 내려갈 수 있지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으며 1100원선 붕괴는 빅피겨 부담이 있는 만큼 쉽지 않을 듯하다. 예상 범위는 1100원~1125원.
이동근 씨티은행 과장 연저점을 테스트할 전망이다. 일단 연저점이긴 한데 최근처럼 특정 빅피겨 지지되다가 밀리는 식은 아닐 듯하다. 악재가 없다면 하루 2원~3원 떨어지는 장인 만큼 하락 재료가 우세하다. 수급상 4월 외인 배당금이 예상되고 있었는데 배당금 영향이 크지 않아서 이에 따른 하방 경직 효과는 없을 듯하다. 우리은행 블럭세일, 외국인 주식순매수 누적분 등을 감안할 때 예상 레인지는 1110원~1120원.
노광식 수협 차장 이번주 후반들어 당국 개입강도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위안화 절상에 기댄 숏플레이가 팽배 한데다가 20여일을 이어온 외인매수세, 우리은행 블록 지분매각자금 등 달러하락 재료가 많았다.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기대대로 절상된다면 환율 추가 하락의 재료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일부 반영된 상태라는 점에서 예상보다 하락 폭이 적을 수 있다. 주간 예상 범위는 1108.0원~1128.0원.
A외은지점 일단 분위기는 아래쪽이지만 지난주 후반 주식 및 채권에서의 외국인 셀을 좀 눈여겨 봐야 할 듯하다. 이번주에도 계속 팔면 환율이 반등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100원 테스트를 할 듯하다. 예상범위는 1110원~11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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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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