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차별적 흐름 지속 여부 불확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4월 옵션만기일인 지난 8일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내내 지루한 약보합에 머물다가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비차익 매수세를 비롯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지수 역시 연고점을 경신하며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을 재차 넘어섰고, 외국인이 20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점 등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장중 흐름만 보면 무조건 낙관하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증시의 상승 에너지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외국인은 장중 내내 사자를 유지했고, 프로그램 매매 역시 매수 우위를 줄곧 이어갔지만 지수는 장 중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막판 비차익 매수세를 앞세운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프로그램 매수세의 여력이 언제 바닥이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뚜렷한 청산과정 없이 매수 우위의 차익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국내증시는 만기일 효과로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글로벌 증시의 속도조절 흐름 속에서 국내증시만 차별적인 강세를 이어갔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전날 일본증시와 중국증시는 1% 안팎의 약세를 보였고, 지난 밤 미 증시는 소폭 반등에 나섰지만 1만1000선에 근접하지는 못했다.
글로벌 증시를 한발 앞서 이끌어가던 스위스 증시는 전날 5일선이 20일선을 뚫고 내려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물론 5, 10, 20, 30일선이 수렴해있는 구간을 크게 하회하면서 한달 전 지수대로 되돌아갔다.
글로벌 증시에 고민거리였던 그리스 역시 재정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3거래일째 2~3%의 급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증시의 견조한 흐름이 국내증시의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의 숨고르기 흐름 속에서 국내증시만 프로그램의 힘, 혹은 외국인의 힘으로 오르고 있다는 것은 국내증시의 조정에 대한 명분을 오히려 강화하는 셈이 된다.
국내증시 내부적으로는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11거래일 연속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는데, 3월 이후 누적 유출규모는 무려 3조7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기관의 매수 여력이 바닥이 났음을 잘 보여주는 부분인데, 외국인의 매수세가 중단되거나 급격히 감소할 경우 이를 막아낼만한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최대 약점이다.
최근 달러 강세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수출주의 실적둔화 가능성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유가 역시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임계치 수준에 점차 다다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소폭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배럴당 85달러를 웃도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설 경우 글로벌 경기에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국내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증시가 내포하고 있는 변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글로벌 흐름과는 달리 연고점을 넘어서는 우리 시장을 무조건 낙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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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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