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20원을 두고 당국과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 1월 연저점인 1117.5원까지 불과 8.5원이 남은 상태에서 1120원선이 환율 방향을 결정하는 경계선이 될 수 있다.
지난주말까지 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과 한국 전력을 비롯한 공기업의 달러매수세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숏 심리를 완화시켰다. 1120원선이 무너질 경우 환율은 다시 제한적인 연저점 테스트에 나설 듯하다.
일단 이번주는 개입 경계감이 강하다. 환율이 지난 1월19일 이후 한달 반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만큼 외환당국도 시장참가자도 개입 경계감을 탄탄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수요사이드는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한전 달러 매수가 부각된 상태다. 북한 지정학적리스크와 관련된 불확실성과 외국인 배당역송금 수요 역시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다.
공급 사이드는 외인 주식순매수에 따른 주식자금, 수출업체 네고물량, 역외 매도가 주목되고 있다. 대세는 하락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숏 마인드 역시 하락 흐름에 무게를 실어주는 부분이다.
위안화 절상 압력 역시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은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던 통화정책보고서 발표를 연기했다. 오는 12일~13일로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에 치열하던위안화 절상 공방이 다소 누그러졌다.
◆달라진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최중경 경제수석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취임소식에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눈치를 보는 점도 환율 하락속도를 늦출 듯하다.
한은 총재의 환시 개입 관련 방침이 어떨지 아직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몸사리기'성 플레이가 유지될 수 있다. 오는 9일 김총재의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뉘앙스의 코멘트가 나올지가 관심사다. 일단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패턴도 다소 달라진 양상이다. 이전에 시장 흐름을 용인하며 주요 레벨을 내주던 태도에서 최근 공기업 매수세와 동시에 '레벨 끌어올리기'를 시도하는 경우가 눈에 띄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유입됐던 한전 매수물량 3억불이 대거 소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당분간 공기업 달러매수 경계감도 작용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공기업 달러 매수와 당국개입이 장막판 유입된 것이 은행권 숏커버를 유발하는데는 다소 제한적인 모습이었으나 한주동안 이같은 개입 양상이 의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T, SK텔레콤, 신한지주..배당금 지급
이번주에는 상위 배당 3개사의 배당금이 지급된다. 각 회사별 외국인 배당금은 오는 6일 KT(2448억원),SK텔레콤(3682억원), 8일 신한지주(1093억원)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내외국인 모두 포함해서 12월 결산법인 161개사가 3조3821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가 당분간 환율 하락속도를 늦추는 정도에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단에서 지지하는 정도에 그칠 뿐 환율 상승으로 이끌만한 적극적인 재료는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한 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외인주식순매수가 상당히 견조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16거래일 연속 4조8576억원에 달했다.
장기간 지속돼 온 외인 주식순매수가 이번주 다소 잦아들 수 있으나 일단은 공급 재료로 의식되고 있다. 그러나 외인 주식배당 역송금 수요와 맞물릴 경우 환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후퇴할 수 있다.
◆북한 지정학적리스크, 불확실성 부각
서해안 초계함 침몰 관련해서 북한 어뢰의 공격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환율 낙폭 확대에 조심스러운 양상이 지속될 듯하다.
북한의 어뢰 및 기뢰에 따른 침몰로 밝혀질 경우 지정학적리스크의 민감한 부분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 심리가 동요할 수 있다. 증시 상승 및 환율 하락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만큼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말 역외환율 하락, 뉴욕증시 휴장
주말 뉴욕증시는 지난 2일 성금요일로 휴장했다.
지난 2일 미 노동부가 밝힌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6만2000건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20만건 증가에는 못미쳤지만 3년만에 가장 큰 증가를 기록함으로써 고용부진에 대한 우려를 한결 덜었다.
이번주는 미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이에 주목할 듯하다. 경제지표는 5일 2월미결주택매매, 7일 2월 소비자 신용 지수, 8일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주말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5.5/1126.5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1.30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26.0)대비 1.3원 하락한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24.0원, 고점 1126.0원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달러·엔은 94.54엔, 유로·달러는 1.3483달러를 기록했다.
다음은 주요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 외환딜러들의 주간 원·달러 전망이다.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 웬만큼 하단으로 와 가는 듯하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커져서 방향 바꾸기에는 이른 듯하다.배당금 수요 관련해서는 외국인 순매수 있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듯하다. 미 고용지표, 미 조기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릴지가 관건이다. 부활절 때문에 시장 유동성은 좀 떨어질 듯하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15.0원~1135.0원.
정운갑 부산은행 부부장 주식자금도 있지만 당국 개입, 배당금 수요 등이 의식되고 있고 수급은 전저점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1130원대에서 네고가 많이 나오고 있고 천안함 침몰 사유도 눈여겨 봐야 할 듯하다. 원엔 환율이 낮아져 당국이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15.0원~1135.0원.
김장욱 신한은행 차장일단 환율이 지난 주말 초계함 사태가 있었을 때 1130원대에 비해 지지못되고 내려왔다. 가장 큰 역할은 외국인 주식순매수다. 하루 2000억원~3000억원 정도 사들이면서 일단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가 일단 수면 아래로 접어들었고 1130원 밑에서도 큰 업체들 네고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래쪽 공기업 매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있어 하방경직성이 예상된다. WGBI편입 실패 소식 등이 일정부분 하방경직성 제공 역할을 할 듯하다. 분위기가 약간 꺾인 부분있어서 내려갈수는 있겠지만 제한적으로 내려가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제한적 범위 연저점 테스트로 보고 있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15.0원~1135.0원.
원정환 외환은행 딜러 이번주 하락세를 이어갈지가 포인트다. 1120원 부근은 상당히 중요한 레벨이다. 일단 시장참가자들의 자율적인 저점 인식과 당국 개입 경계 등이 의식되고 있다. 1130원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데다 역외가 엔 아시아통화 크로스 거래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역외 셀 마인드의 틀이 되고 있다. 증시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되고 있어 시장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글로벌 위기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역외 숏커버가 나올 수 있다. 악재 발생시 다시 튀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배당금도 있어 하방 경직재료가 될 듯하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18.0원~1134.0원.
박재성 우리은행 외환딜러 다음주 하방경직성이 강할 듯하다. 배당금 수요가 예상되고 있어 환율 낙폭이 제한될 듯하다.
주식 자금 및 역외셀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BOK총재가 바뀌고 차관 복귀소식에 개입 경계감이 의식되고 있다. 연저점을 테스트 해 볼 듯하나 레인지를 깰만한 뚜렷한 변수는 없다. 주중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있으나 동결 가능성이 높아 아직 영향을 못줄 듯하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17.0원~1142.0원.
고윤진 국민은행 외환딜러주식시장이 좋아 하락 압력은 지속될 듯하나 1120원은 지지될 듯하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입 경계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금 수요가 예상되고 있으나 공기업 환헤지성 매수세 등으로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20.0원~1135.0원.
A외은지점 뉴욕증시 부활절 휴장으로 외국인이 주식매수를 위한 원화자금 확보차원에서 달러를 팔 건 다 판 듯하다. 배당금 역송금 수요 나갈 것이 있는 가운데 1120원 당국 개입이 유입될 경우 하방경직이 나타날 듯하다.
크게 올라가거나 빠질 이유가 없어 안정적으로 보는 게 맞는 듯하다. 당국이 1100원대를 쉽게 내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벤트 있으면 모를까 일단 수급은 한쪽으로 치우친게 없는 상태다. 이번주 예상레인지는 1120.0원~11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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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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