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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다우보다는 약한 코스피

일주일째 제자리걸음..강한 탄력 기대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살아 움직이는 시장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주식시장을 처음 접했을 때 한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당시에는 시장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식시장에는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존재하고 이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가가 결정되는 줄 알았는데 시장이 살아 움직인다니...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장은 살아움직이는 생명체다. 시장 자체가 갖는 힘, 즉 올라가려는 힘과 내려가려는 힘이 분명히 존재하고, 여기에 맞서는 투자주체들은 때로는 울상을 짓기도 한다.


최근 뉴욕증시는 올라가려는 힘이 강한 모습이다. 지난 밤 다우지수는 18개월래 최고치를 다시 썼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2400선, 1170선을 넘어섰다. 주요 저항대로도 불리던 이들 지수대를 단번에 돌파해냈으니 시장의 힘이 상당히 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힘의 원동력을 찾기란 여간 쉬운 것이 아니다. 지난 밤 미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낸 것으로 대부분 '주택시장의 회복', '독일과 프랑스의 그리스 지원 합의', '자넷 옐런의 저금리 기조 발언' 등을 꼽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그 힘을 만들어냈다고 해석되는 것은 없다.


주택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3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의 그리스 지원 합의 역시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자넷 옐런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경우 도널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부의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현재 옐런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이 없는데다 옐런 총재가 이런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각종 지표를 통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당위성은 여기 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미 증시가 별 것 아닌 호재들 속에서도 주요 저항대를 돌파해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자체의 올라가는 힘이 강하다는 뜻이 되고, 이는 미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대로 그 힘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약하다는 것은 여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국내증시 역시 올라가려는 힘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 증시와 국내증시의 움직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 증시는 시장이 오르려는 힘 자체도 강하고 투자심리 역시 이를 뒷받침해주지만, 국내증시는 시장이 오르려고 해도 뭔가에 막히는 모습이 엿보인다.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매 패턴을 보면 장중 지독한 매도공세를 펼치다가 장 막판에는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은 오르려고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약한 편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투자심리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시장의 힘 역시 약해지는 것이고, 결국 미 증시와는 다르게 국내증시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1689선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22일 이후 두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지난 3월19일 고점(1687.68)에 비해 불과 2포인트도 채 높지 않다. 3월18일 고점(1687.70)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저점 역시 크게 높이지 못했다. 3월19일 장중 저점이 1677.62이었던 반면 전날인 23일 저점은 1677.91이다. 고작 0.3포인트 높인 것이다.


전날의 종가가(1681.82)가 지난 17일의 종가(1682.86)를 하회하고 있으니 벌써 일주일째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비차익 매수세의 유입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전날 비차익 매매는 4거래일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그 규모는 100억원 수준에 그쳤다.


기금공제투자자의 매도 전환과 사모펀드의 매도공세 강화가 비차익거래의 방향성을 중립으로 이끌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시장이 오르려는 힘은 여전히 있지만, 일부 투자주체들은 적극적으로 이를 도와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약한 탄력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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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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