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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DNA]나무 심고 가꾸듯 키운 인재들, 국가 경제 대들보로

창업주 DNA서 찾는다
<4>SK그룹 최종건ㆍ종현 회장④ㆍ끝


37년전 충주 인등산 조림 푸른 숲 일궈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 애정어린 투자
"기업의 성패는 사람" SK그룹 성장의 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업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자금이고, 그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진정한 자산은 사람이다"(고 최종건 SK그룹 창업 회장)

"인간은 석유와 비교도 되지 않는 무한한 자원이다. 기업의 성패는 사람에 달려 있다. 나는 일생 중 80%를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인등산. 이곳에는 고 최종현 회장이 37년 전 손수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인재를 키우듯 나무를 정성 들여 키운 지 40여년에 이른 지금 인등산은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다.

인재 양성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으로 삼았던 최종건ㆍ종현 형제. 조림 사업은 투자 기간이 길고 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주위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972년 장학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조림을 시작한 지 올해로 37년째다. 벌거숭이산에 나무를 심어 30여년 후 고급 목재로 자라면 이를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겠다던 최종현 회장의 꿈은 현실이 됐다. 사람을 중시한 최 회장은 "자원도 없고 땅덩어리가 작은 나라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길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그의 아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임직원들과 산행을 하기 위해 인등산 '인재의 숲'을 자주 찾는다. 조림을 통한 장학 사업을 시작한 아버지 최종현 회장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가적 안목과 국가관을 그대로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최종현 회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다'는 말로 조림을 시작했다. 조림지는 부동산 가치가 큰 수도권 근처가 아닌 오지를 택했다. 땅 장사가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에서는 녹화를 위해 상록수를 권장했지만 산소 배출량이 많고 미관이 아름다운 활엽수 중심으로 수종을 선택한 것도 수 십 년을 내다본 그만의 혜안이었다.


인등산 기슭의 묘목이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할 즈음, 장학 사업의 꿈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최종현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조림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았던 터라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종현 회장의 의지는 단호했고 선발된 학생들과 릴레이 토론을 즐기는 등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바쁜 일정을 쪼개 장학생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저녁식사를 제공하기도 하고 간혹 자신의 농장에 초대해 멧돼지 고기를 구워 주기도 했다. 유학생들과 야유회 가는 길에는 언제나 학생들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해외 출장 일정 속에서도 종종 현지 유학생들을 불러 모아 저녁을 사주며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일일이 물어보고 위로하곤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늘 "인간과 나무는 공통점이 있다"며 "모두 서서히 자라고 가꿀수록 성장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갖고 투자해야 된다"면서 나름의 철학을 이야기 하곤 했다. 아무리 숨은 능력이 있는 인재라도 물이 없으면 자라지 못하는 나무와 같이 가꿀수록 더 풍성한 숲으로 변해 간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었다. 그래서인지 최 회장은 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던 즈음에 산에 묘목을 유난히 많이 심었다. 어린 인재와 묘목의 공통점을 깨달은 최 회장은 누구나 말하는 "비전과 꿈, 야망을 가져라"는 말 대신 "마음에 씨앗을 심어라"며 당부했다. 재단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각 분야 우수 인재 2600여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국가의 동량으로 키워냈다.

인재 양성에 대한 최종현 회장의 꿈은 '장학 퀴즈'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현실화됐다.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보더라도 지원을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선 최 회장과 맺어진 장학 퀴즈와의 인연은 37년째 지속되고 있다. 중국판 장학 퀴즈인 'SK장웬방'은 중국 최고의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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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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