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은 총재 인선 '막판 고심'

"후보군 어윤대, 김중수로 압축"..최종결론까지 단정 못해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 후임 인선을 두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어윤대 국가브랜드강화위원장,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으로 한은 총재 후보군을 압축해 막바지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후보들이 모두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어떤 인물이 가장 적합한지 최종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 총재 인선을 위해 많은 기준 가운데 업무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전문성과 개혁성 등도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은 총재 인선작업을 벌이며 글로벌 감각과 금융에 대한 식견,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어 후보들의 글로벌 감각에 주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가운데 어윤대 위원장과 김중수 대사로 후보군이 좁혀졌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어 위원장이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도덕성 문제는 본인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어 위원장은 영어로 국제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고,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김 대사는 국제업무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학자 출신으로 원칙이 강해 한은 총재감으로 물망에 오른 상태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의 이력을 가진 김 대사에 대한 호감이 강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아직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기준에서는 이 후보가, 저 기준에서는 저 후보가 거론될 정도로 여러 인선기준에 따라 유력 후보가 수시로 바뀌고 있어 지금까지도 유력후보를 단정하기 힘들다"며 "이제 이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셈"이라고 알렸다.

청와대는 이번 주 내에 후임 한은 총재를 내정해 오는 23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23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후보군을 압축해서 막바지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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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