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100년-미래경영 3.0 창업주 DNA서 찾는다]
<4>SK그룹 최종건ㆍ종현 회장②
-1974년 '제2 창업선언' 글로벌 도약 발판
-국내 최초 폴리에스테르 필름 개발 쾌거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1974년은 선경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석유 파동이 몰고 온 불황 속에서 최종현 회장은 선경의 목표를 모색하고 구상했다. 그러나 최 회장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하는 일부 중역 사이에는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그런 중역들의 의표를 찌른 것이 바로 최 회장의 제2창업 선언이었다"(선경40년史)
SK그룹 창업주이자 형인 최종건 회장이 타계한 뒤 최종현 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 고독한 길을 걸어가야 했다. 당시 신년사 형식을 빌어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 계열화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데 따른 사내의 의혹 어린 시선은 물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임원들의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손길승 회장이 훗날 말했던 것처럼 수직 계열화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최종현 회장의 최대 성공작"으로 인정받는다.
최종현 회장은 수직 계열화의 본격적인 추진과 동시에 1975년 선경연수원을 세웠다. 국내 최초의 기업 연수 시설. 이는 "1960년대는 설비 경쟁의 시대이며 70년대는 경영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최종현 회장의 뜻을 담아 경영 능력의 배양을 위해 임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당시 국내 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는 데만 힘을 기울일 뿐 이미 확보한 인적 자원을 키우기 위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을 때였다.
1976년 종합 무역상사인 ㈜선경을 발족시킨 그는 종합상사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확장에 나섰다. 안정과 성장이라는 양극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최종현 회장의 경영 방침이었던 터라 내부적으로도 '선경은 굼벵이니 거북이니' 하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pos="C";$title="";$txt="1967년 6월 선경화섬 기공식. 선경은 아세테이트 공장과 폴리에스터 공장을 잇따라 착공, 업계를 놀라게 했다.";$size="550,394,0";$no="2010031209591763537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이후 최종현 회장의 끈질긴 집념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한국 정밀과학 기술의 금자탑으로 평가받는 폴리에스테르 필름과 비디오 테이프. 폴리에스테르 제조 기술은 당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만의 독점물이었으며 어느 나라도 기술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연구 개발비 400억원을 투입해 3년여 각고 끝에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개발했고 마침내 비디오 테이프 개발에도 성공을 거뒀다.
그러던 중 세인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사건이 터졌다. 지금의 SK그룹을 있게 한 가장 확실한 전환점이 바로 이 때다. 유공(현 SK에너지)을 선경이 인수하게 된 것. 정부가 유공의 민영화 방침을 발표했을 때 재계에는 선경이 유공을 사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경쟁에 참여했던 대기업들은 자산 규모, 재계 영향력, 현금 동원력에 치중했다.
하지만 최종현 회장은 10여년 동안 공을 들여 온 산유국과의 인맥을 통한 정면 돌파로 유공 인수에 성공했다. 정부가 선경을 유공의 인수 기업으로 선정한 사실을 밝혔을 땐 이미 최종현 회장이 알 사우디 은행과의 1억달러에 대한 장기 차관 교섭을 끝낸 상태였다. 당시로서는 정부가 나서 차관을 얻으려고 해도 '광주사태' 이후의 정국 불안으로 인한 리스크 때문에 차관을 주겠다는 나라가 없던 어려운 때. 그런 시기에 최종현 회장이 차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은행의 대부분의 주주가 오랜 신의로 다져온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유공을 인수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최종현 회장은 종합 에너지ㆍ종합 화학기업으로의 과감한 기업 변신을 단행했다.
선경기계㈜, 선경금속㈜, 선경머린㈜, 선경목재㈜ 등 중소기업형 계열 기업 16개를 매각, 해산 정리하고 1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1991년 6월에 9개의 신규 석유화학 공장을 준공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대망의 수직 계열화를 이룩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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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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