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100년-미래경영 3.0 창업주 DNA서 찾는다]
<4> SK그룹 최종건ㆍ종현 회장①
-신뢰ㆍ열정의 경영철학...인재중시 기업문화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담연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빈손으로 SK라는 세계적 대기업의 씨앗을 뿌리기까지는 그의 타고난 도전 정신과 일제 강점기와 동란을 거치며 피폐해진 동포를 돕겠다는 기업가적 사명감이 바탕이 됐다.
담연은 어려서부터 새로운 것, 생산적인 것을 찾아 기술을 배우며 사업의 꿈을 키웠고, 그 과정에서 그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몸과 마음을 바칠 열정을 지니게 됐다.
그러나 담연의 창업 정신에는 개인적인 치부의 욕심 보다는 기업을 키워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사업보국'의 의지와 일자리를 만들어 많은 이들을 돕겠다는 박애주의적인 소명의식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업을 일구고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신뢰에 기초한 인간관계를 가장 중시했다. 어린 시절부터 '작은 약속 하나라도 철저히 지키라' 교육 받아온 그는 교우관계에서 직원들과의 관계, 거래관계에 이르기까지 신뢰와 신용을 가장 우선시 했다.
이 같은 '신뢰의 경영철학'은 이윤이 적어진다 해도 품질에서는 결코 양보를 모르는 철저함으로 이어졌다. 담연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 여겼다. 기업이 흥하고 망하는 것 역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에 달려있다는 신념을 평생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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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념은 품질제일주의로 이어져 중고 직기를 구입하고 조립해 사용하던 창업 초기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기술자를 초빙, 신제품 개발에 열정을 쏟았다. '닭표안감'과 '봉황새 이불감' 같은 히트작들이 대표적 사례다.
저가 불량품들이 판을 치던 시장에서 우직하게 밀어붙인 품질제일주의 덕에 선경은 창업 10주년이던 1963년에 한국 직물 업계로서는 최초로 신제품을 홍콩에 수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가 수여하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담연은 이때부터 "신제품 개발만이 살 길이다"라고 천명, 내수 시장에서 수출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높기만 한 해외시장의 벽을 넘기 위해 기술 개발과 신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또한 담연은 기업경영에 있어 인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있었다. 그는 "기업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자금이고 그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아무리 자금이 많아도 그것을 잘못 운용하면 그 기업은 망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진정한 자산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을 일으키는 데 있어 사람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라는 말로 주위를 깨우쳤다.
담연은 직물 업계의 원로인 김영환을 영입한 데 이어 이순석, 손길승과 같은 인재들을 발굴했고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하게 했다. 또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않던 담연의 인재 욕심은 조용광과 같은 당시 굴지의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인재를 중시했던 담연의 경영철학은 후대에 계승 발전돼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파트너로서 함께 회사를 키워나가는 SK 특유의 기업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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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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