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뱅크말레이시안오픈 최종일 마지막 18번홀서 "짜릿한 우승버디"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ㆍ사진)이 드디어 유러피언(EPGA)투어를 제패했다.
노승열은 7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골프장(파72ㆍ7000야드)에서 끝난 유러피언(EPGA)투어 겸 아시안(APGA)투어 메이뱅크말레이시안오픈(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일 4타를 더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EPGA투어 첫 우승이자 2008년 미디어차이나클래식에 이어 APGA투어 통산 2승째. 우승상금이 33만3000달러다.
노승열은 이날 특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고난도 트러블 샷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기어코 짜릿한 우승버디를 솎아내 갤러리에게는 '한편의 드라마'를 선물했다. 1타 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 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아예 옆홀인 10번홀로 넘어가 버린 것. 노승열은 일단 숲을 넘기는 샷을 구사했고, 볼은 그린 뒤쪽의 갤러리 스탠드 옆에 떨어졌다.
그 사이 '탱크' 최경주(40)가 마지막 홀 버디를 더해 공동선두로 올라서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버디가 필요하게 됐다. 노승열은 그러자 앞을 막은 라이트 기둥을 피해 살짝 페이드가 걸리는 높은 탄도의 칩 샷을 시도했고, 볼은 거짓말처럼 홀 바로 옆에 안착했다. 연장전을 기대하며 TV를 지켜보던 최경주가 깜짝 놀라는 순간이었다.
노승열은 2005년 최연소 국가대표(13세 8개월)에 선발돼 신성중학교 재학시절인 2005년 허정구배 제52회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우승기록을 수립했던 '무서운 10대'다. 2007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나이제한(만 17세)에 걸려 투어 진입이 불가능하자 아시아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미디어차이나클래식 우승으로 'APGA투어 유망주'로도 선정된 노승열에게는 이번 우승으로 무엇보다 EPGA투어 풀시드란 전리품이 값지게 됐다. 한국은 최경주의 2위(13언더파 275타)에 이어 김대현(22ㆍ하이트)이 공동 19위(5언더파 283타), 김형성(30)이 공동 28위(3언더파 285타)에 자리잡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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