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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테마는 신기루?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연아, 연아, 연아...’


2월의 마지막 거래일은 김연아를 제외하고 얘기가 되지 않는 날이었다. 잘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본인마저 감격에 겨워할 정도의 완벽한 연기로 퍼펙트 금메달을 딴 그에게 대한민국이 환호했다. 매순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돈이 오가는 증시에서도 연아 열풍은 대단했다.

김연아가 완벽 연기를 한 5분동안 거래량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김연아의 연기시간대였던 26일 오후 1시21분부터 5분동안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총 ·178만주로 전 5분간 310만주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거래대금도 연기시간 5분간은 206억원으로 연기직전 5분보다 32% 줄었다. 25일 같은 시간대 거래량 1220만주에 비하면 14% 수준. 연휴를 앞둔 금요일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증시가 김연아 때문에 멈췄다는 표현이 호사가들의 과장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연아 열풍이 메머드급 태풍으로 번지다 보니 ‘억지춘향’식으로 테마 끼워넣기도 극심했다. 정작 김연아의 소속사인 IB스포츠가 부진한 실적과 사모펀드의 매도공세에 급락하는 사이 엉뚱한 종목이 시세를 내며 가짜 김연아 테마가 투자자들 사이에 회자가 되기도 했다.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을 실소케 한 대표종목은 오스템임플란트였다. 국내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하락 출발했다 오후 들어 상승 반전하며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을 전후해 한때 5% 이상 올랐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었다.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돈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승 이유는 안도 미키 등 치아상태가 고르지 않은 일본선수와 대비되는 김연아의 고른 치아를 들며 이후 치아교정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빙그레가 소폭 오르자 김연아가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는 것이 원인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빙그레가 발빠르게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얘기도 들렸지만 실제 빙그레 주가 움직임은 탄력적이지 않았다. 이날 점심시간 무렵 4만7900원까지 올랐던 빙그레는 김연아의 경기시간 내내 4만7600원 수준에서 머물다 4만7000원에서 마감됐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불과 400원(0.86%) 오른 가격이다.


김연아가 광고모델로 출연하는 매일유업도 26일 잠깐 연아효과를 봤다. 매일유업은 전날보다 350원(2.46%) 오른 1만4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4만6312주로 전날의 1만2452주보다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전 국민적 열광에 비하면 상승률은 기대 이하다.


하지만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매일유업과 김연아의 계약은 지난 1월말로 끝났다. 매일유업측은 재계약에 적극 나선다는 분위기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김연아 몸값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연아 몸값이 20억원을 호가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김연아를 화장품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LG생활건강도 26일 장중 김연아 테마에 묶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4조3000억원이 넘는 LG생활건강에 연아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장 후반 28만3000원까지 올랐던 LG생활건강은 오히려 전날보다 2000원(0.83%) 떨어진 27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당연한 현상이란 반응이다. 올림픽 축제효과가 일시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펀더멘탈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가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김연아와 가장 연관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소속사 IB스포츠가 연아의 승승장구와 달리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이 장 종료후 공시됐다”며 “사모펀드를 비롯한 매도공세가 단지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를 맞춰 이뤄진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IB스포츠는 26일 장종료 후 지난해 매출 478억원, 영업이익 2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 66%씩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1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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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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