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형은행들은 그리스 구제방안 논의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가 내주 10년물 국채를 발행하려던 기존 계획을 연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그리스 재정난을 둘러싼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금융권이 구제금융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소식통은 "그리스 정부가 20억~25억유로(27억~34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신규 긴축안을 발표한 뒤, 당초 다음 주로 계획했던 10년물 국채발행 계획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국채발행을 통해 30억~5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정부가 계획을 변경한 데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고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수요일 발발한 24시간 총파업도 원인이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S&P는 보고서를 통해 한달 안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1~2등급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리스의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국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정부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S&P는 이미 지난해 12월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두 차례 걸쳐 하향조정한 바 있다.
S&P의 경고와 이에 따른 국채가 하락, 그리고 연이은 국채발행 연기 소식은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25일(현지시간) 그리스 증시는 3%의 하락세를 기록했고, 달러 대비 유로화는 0.5%의 약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그리스 증시는 15% 떨어졌고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도 5.5% 하락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이 나서 그리스 정부를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커졌다. 현재 EU는 그리스를 돕겠다는 정치적 결의만을 밝힌 채, 구체적인 구제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시장은 그리스의 국채발행 계획에 대해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할 경우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도박'으로 여겼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대형은행들이 독일 정부가 보증하는 그리스 채권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그리스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26일 그리스에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만남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한 독일 고위관료는 "독일 정부가 국영 KfW 그룹을 통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한 은행에 대해 지급 보증을 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히포 레알 에스테이드, 유로히포, 도이체포스트방크 등 그리스 국채 수십억유로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 보유 비중을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부의 지급 보증이 이들이 느끼는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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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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