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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美, '12.12' 때 신군부에 '유감' 표시.. 외교긴장 고조

외교부, 1979년 '박정희 前대통령 서거' 등 제17차 외교문서 공개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체포 등 1979년 발생한 '12.12쿠데타'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와 신군부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22일 공개된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외교문서공개에 관한 규칙'(외교부령)에 따라 생성된 지 30년이 지난1979년도 문서를 중심으로 1270여권(18만여쪽)의 외교문서를 이날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2월14일 오후 5시(현지시간) 리처드 홀부르크 당시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김용식 주미대사를 초치(招致)해 "긴급조치 9호를 철폐하는 등 한국의 정치 발전에 큰 진보가 있었음을 미국으로서 크게 환영한 바 있었으나 12.12 이후의 사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홀부르크 차관보는 특히 "군 체제가 너무 급격하게 바뀌어 지휘 체계가 동요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에는 (북한의) 김일성이 군사적인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그는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이행할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현재와 같은 여건에선 미국 내에서 한국에 불리한 여론이 크게 대두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홀 부르크 차관보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당시 우리 정부는 김 대사에게 보낸 훈령을 통해 ▲사태가 잘 수습됐고 ▲정치발전 체계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토록 했다.


이에 따라 18일 이뤄진 김 대사와의 두 번째 면담에서 홀부르크 차관보는 ▲카터 대통령이 한국의 사태 진전에 큰 관심을 갖고 직접 살펴보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미연합사령부의 기능이 앞으로 완전히 발휘될 수 있어야 하고 ▲(한국의) 민주 발전 계획 또한 차질 없이 진행되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사태가 한국군의 지휘 체제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고, ▲한국군과 주한 미군 간의 상호 신뢰 회복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대사도 19일 박동진 외무부 장관을 직접 만나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한국군이 미국 측과의 협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대대와 사단병력을 자의로 이동해 한·미 연합군의 군사적 유효성과 행동의 자유를 지극히 훼손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장성의 인사와 군 내부의 결속에 미친 영향은 단기적, 장기적으로 극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합사의 작전통제권 위반 및 위계질서 문란은 놀라울 정도"라며 "이번 사태로 앞으로의 연합사의 운영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글라이스틴 대사는 "미국 군부는 극도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이런 불만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부터 미 합참의장을 거쳐 백악관의 최고위층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어디까지나 한국의 민간 정부와 상대할 것이며, 한국의 민간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로부터 9일 뒤인 28일 다시 박 장관을 면담한 글라이스틴 대사는 "군부 지도자들에 대해 그들을 배척하거나 경원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건 아니다"며 신군부에 대해 크게 달라진 태도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엔 ▲박정희 대통령 서거 ▲고상문씨 납북 사건 ▲재일동포 김희로씨 사건 ▲주한미군 철수 문제 ▲조총련 관련 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994년부터 모두 16차례에 걸쳐 총 1만200여권(140만여쪽)의 외교문서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문서를 포함해 그동안 공개된 외교문서들은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내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마이크로필름으로 열람할 수 있으며, 공개된 문서 목록은 외교통상부 홈페이지(http://www.mofat.go.kr) 등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알 권리 신장과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외교문서 공개를 적극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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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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