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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박정희 前대통령 서거.. 각국 조의 표명 쇄도

재외공관도 애도 물결.. 日·美서 조의금 모금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세계 각국으로부터 조의 표명이 쇄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통상부가 22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서거 이후 각국 주재 우리 대사관과 총영사관은 자체적으로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맞았다.

당시 외무부가 서거 이후 11월19일까지 재외공관에 접수된 조의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3만3742명이 빈소를 찾은 가운데 조전 289건, 조의서한 349통, 조화 224매, 조의카드 16매, 조시 10건, 추도식 및 추도 예배 51회, 조의전화 118회, 부고 관련 신문광고 1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본과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공관 직원들과 교민 등이 자발적으로 조위금을 걷어 한국으로 보내왔다.

11월6일 현재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121만4000엔, 오사카(大阪)에서 48만9000엔(下關)에서 32만2000엔 등의 조위금이 걷혔고, 미국 호놀룰루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각각 200달러와 450달러를 보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1970년대 후반 원-달러 환율은 484원, 원-엔 환율은 222원 정도 된다"면서 "당시 조위금을 현재 통화가치로 계산하면 엔화는 약 2037만원, 달러화는 약 164만원 정도가 걷힌 셈"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상들 '경제리더십' 칭송

각국 정상들은 박 대통령 서거 후 우리 정부에 보낸 조전에서 그가 18년의 집권기간 동안 이룩한 경제업적을 칭송했다.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전 일본 총리는 "박 대통령은 1960∼70년대를 통해 우수한 지도력으로 한국의 발전을 이끈 인물"이라며 "일·한 우호관계 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박 대통령은 미국의 확고한 친구이자 협력자였다"며 "그가 한국 경제를 놀랄 만큼 발전시킨 역할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박 대통령 서거 1주일 전 방한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한국을 떠나면서 박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박 대통령 서거는 한국민에 커다란 손실이며 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이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도 "박 대통령의 역동적 리더십은 한국민에게 아시아의 경제 기적을 일으키게 한 능력과 열망을 불어넣었다"며 "그가 통치기간 이룩한 한국의 발전은 제3세계 국가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람굴람 전 모리셔스 수상은 "박 대통령이 이끈 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했고, 톨버트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한국의 중대한 경제발전과 제3세계 국가들 간 협력을 증진시켰다. 그의 부재는 아시아 및 세계의 손실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멜리 당시 주한 터키대사는 외교사절단을 대표해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20대의 나이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고 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보낸 조전에서 "당신의 추앙 받는 아버지인 박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외교사절 및 외국인 사회의 애도가 큰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정희 애도 속 최규하 격려 글 '눈길'


이런 가운데, 주세보 당시 대만 국립정치대학삼민주의연구소 교수는 11월2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최규하 국무총리에게 조시 서한 2편을 보내와 눈길을 끌었다.


주 교수는 서한에서 "지난해(1978년) 봄 한·중 전통사상 학술회의에 참가했을 때 각하(최 총리)를 알현했고 한중 문화교류 방침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며 "각하의 고견을 듣고 각하를 경모해마지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 교수는 "각하가 헌법에 의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고 들었다"며 "현재의 어지러움을 바로 잡고 낡은 것을 일소하며 새로운 것을 널리 펴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필리핀 특사 이멜다 여사 특별대우.. '남북관계 고려'

한편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 서거 당시 필리핀 특사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멜다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 부인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서 확인됐다.


박 대통령 서거 당시 필리핀 대사였던 강영규 대사는 박동진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전문을 통해 "조의 특사 파견 현황에 열거된 특사들 순서가 국장시 외국 특사들의 잠정 서열을 의미하는 경우 이멜다 여사의 서열 결정에 있어 한-필리핀 현안(북한과 수교) 문제에 대한 고려를 건의한다"며 이멜다 여사의 서열 결정에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강 대사는 이멜다 여사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을 대신해 주요 외국을 방문하고 상대국과 주요 외교문제를 직접 협상하는 등 대외문제 수행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시 국제무대에서 남북한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했던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정부로선 필리핀과 북한의 수교를 막기 위해 이멜다 여사의 '환심'을 사는 게 필수적이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과 필리핀의 수교는 2000년 7월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의 일환으로 필리핀 정부에 대해 대북 수교를 권유해 달성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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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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