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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DNA]화학 전자산업의 골드스타 '한국경제의 뼈대' 세우다

재계100년-미래경영3.0 창업주DNA서 찾는다
<3>LG그룹 연암 구인회①


'인화'의 경영이념 동업, 합작 글로벌 LG 초석
1940년대말 연구소 설립 R&D 통해 기술 자립
"기업은 사회의 복리를 먼저 생각해야" 신념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연암 구인회 LG 창업주는 한국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된 두 산업 '화학과 전자'를 개척해낸 선구자다. 구 회장은 광복 이후 락희화학과 금성사, 호남정유를 설립하며 산업 근대화의 초석을 놓았다.


구 회장은 인재난에 시달렸던 산업화 초창기 주류를 이뤘던 '가족경영'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했으며 '동업으로 일궈 합작으로 키웠다'는 LG 특유의 성장모델을 구축, 글로벌 LG의 토대를 닦았다.

특히 지난 2005년 3월, 계열분리한 GS와 LS, 그리고 LG간의 '아름다운 이별'은 "한번 사귄 사람과 헤어지지 말고 헤어진다면 적이 되지 말라"는 말로 후손들을 훈육하고 '인화'를 경영이념과 가훈으로 삼았던 구 회장이 남긴 찬란한 유산이다.


◆한국 경제 토대 닦은 '전자·화학'의 선구자
구 회장이 해방직후 척박한 환경 속에서 키워낸 화학과 플라스틱, 그리고 전자산업은 LG그룹 성장의 토대이자 국내 산업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


이처럼 1969년 타계하기 전까지 구 회장이 이끌던 '럭키그룹'은 락희화학, 반도상사, 금성사, 호남정유의 4개 주력 사업체와 금성판매, 한국콘티네탈카본, 호남전력, 금성통신, 금성전선, 국제신보, 경남일보 등 7개 자매사들로 구성됐다. 2005년 화학과 전자를 두축으로 재구성된 LG그룹의 원형질인 셈이다.


LG그룹의 역사는 1947년 락희화학(현 LG화학)에서 시작되지만 구 회장의 첫 사업은 그보다 앞선 1931년 7월 설립한 구인회상점부터 출발한다. 자본금 2800원을 밑천으로 했던 구인회상점은 대홍수로 가게가 떠내려가는 비참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으나 홍수 뒤 대풍을 예견한 구 회장의 선견지명을 바탕으로 포목사업을 다시 크게 일으켰다.


구 회장은 화장크림 생산을 통해 제조업에 첫발을 디딘 이래 깨지지 않는 화장품 용기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자연스레 치약, 비누 등 유관사업으로 영역을 확충해 나갔다.


불모지였던 전자사업 진출은 전축 마니아였던 락희화학의 윤욱현 실장의 에피소드에서 출발했다. 밤새 전축을 만지느라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구 회장은 "전축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고 여기서 시작된 전자사업에 대한 연구가 TV, 에어컨, 휴대폰 등 가전에서 첨단 전자제품까지 아우르는 LG전자의 시발점이 됐다.


'골드스타'라는 상표를 달고 나간 금성사의 라디오, 선풍기, 전화기 등은 60년대 이후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됐다.


"돈을 버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라 하지만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 기업이 몸담고 있는 사회의 복리를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에 보탬이 되는 것이어야 하는 기라.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기업을 일으킴과 동시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런 기업만이 영속적으로 대성(大成)할 수 있는 기라. "(연암어록중)


◆R&D로 일군 '럭키'
LG의 R&D 역사는 그 근원이 멀리 60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방직후 우후죽순 설립된 대다수 기업들은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설비와 기술을 그대로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에 그쳤다. 부족한 원료와 미숙련공들로 인한 조악한 상품들이 판쳤고 그마저도 넘치는 수요와 부족한 공급으로 고가에 팔려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구 회장은 달랐다. 제조업에 투신한 이래 설비와 기술을 하나하나씩 자력으로 마련해 가며 화장품에서 플라스틱으로, 전자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갔다.
947년 1월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한 그는 1949년 서울 장충동에 화장품 연구실을 차렸다.


당시 화장품 연구를 책임진 인물이 연암의 셋째 동생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넷째 구평회 E1 명예회장이다. 뒤이어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장남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합류, 지방산에서 화장품 원료를 추출하는 방법과 화장크림이 잘 펴지는 방법을 개발하는 등 자체 연구로 난관을 하나씩 해결해 갔다.


이때 자체 연구개발로 만들어낸 투명크림은 당시 화장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제 메이쇼쿠크림을 시장에서 밀어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또 1954년에는 구태회 전무가 이끌던 락희화학 연구팀이 당시 치약의 대명사였던 미국산 콜게이트 치약을 분석, 이와 유사한 제품을 개발해 내자 구 회장은 "빠다 먹는 미국사람 치약과 김치 먹는 한국사람 치약은 달라야 한다"며 우리 기호에 맞는 제품 생산을 지시, 제품 출시 3년 만에 외제 치약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공업회사인 금성사를 세워 라디오, 선풍기, 자동전화기, 흑백TV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해 냈다. 국산 1호 TV였던 'VD-191'은 당시 소비자 가격이 쌀 27가마 값이나 되는 6만800원이나 됐지만 공급이 달려 구입 신청을 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개추첨을 통해 당첨자에만 제품을 파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연구개발의 전통은 이후에도 연연히 이어져 1970년대 중반에는 금성사 중앙연구소, 럭키중앙연구소 및 안양연구단지 등 대규모 연구소를 설립, 민간기업 연구를 선도해 나갔다.


이와 함께 럭키그룹은 그동안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던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광고기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1958년 국내 최초로 열린 산업박람회에서 대규모 럭키치약 경품행사를 벌여 화제가 되는 등 서비스와 경품 행사 등을 활용해 인기를 모았다.


1959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광고 전담 조직인 판매3과를 설치했으며 1966년부터 TV 수상기 광고를 TV 방송을 통해 내보내는 등 영상광고 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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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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