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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브라질 상파울루에 한글도서 선물

'이기는 정주영, 지지 않는 이병철' 등 시간 86권 등 총 182권 보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초구(구청장 박성중)가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앞두고 모국어를 잊어가는 해외동포들에게 '한글도서'를 선물해 화제다.


지난 3일 서초구청 문화행정과 직원들은 책 포장에 여념이 없었다. 설날 이전에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한인도서관에 책을 보내려면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질로 보낸 도서는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도서 96권과 구청에서 구입한 신간 86권을 포함해 총 182권.


'이기는 정주영, 지지 않는 이병철'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정조의 비밀편지' '제중원' '절에서 만나는 우리문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중고생이 꼭 읽어야할 한국단편 베스트' '호랑이와 고양이는…' 등 보내는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

서초구 김영기 문화행정과장은 “주로 유명서점의 베스트·스테디셀러 목록이나 북마스터가 추천해주는 책 중에서 골랐는데 한국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책도 빼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타국에서 모국어를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보내는 책의 40~50% 정도를 어린이·청소년 도서로 채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날 책 선물'은 서초구의 브라질 해외동포 도서 보내기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서초구는 한글로 된 서적과 자료가 없어 모국어를 점점 잊어가는 해외교포들을 위해 지난 1999년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작은 예수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에 우리글로 된 도서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 해외동포 도서 보내기사업은 지난 1999년 7월 브라질 상파울루 작은 예수회 소속 수녀 한 명이 브라질 동포들이 모국어를 잊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교민들에게 한국어로 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서초구에 도서지원을 요청하는 팩스 한 장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각동 주민센터에 ‘책사랑방’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이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 쏟고 있던 서초구는 이를 적극 수락, 지역주민 직원, 지역내 기관과 기업을 통해 대대적인 책보내기 운동을 전개, 약 6만6000여권의 도서를 브라질로 발송했다.


상파울루에서는 서초구가 보내온 책으로 지난 2001년 도서관을 건립했고 고국을 떠난 지 수십년 된 어르신부터 교포 2, 3세에 이르기까지 상파울루와 다른 지역 교민 7000여명이 현재 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명실상부 브라질에서 가장 큰 한인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


브라질로의 대량 도서발송 이후에도 서초구는 브라질동포들이 지속적으로 한글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2001년 5월부터 아동·청소년 도서, 역사서 시집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신간도서를 3~4개월에 한번씩 연간 700여권 가량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


서초구청의 온정에 보답하기 위해 브라질 동포들은 감사의 마음을 브라질 토속돌에 담아 감사패로 제작해 지난해 7월 박성중 서초구청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얼마 남지 않은 설 명절 동안 서초구가 보낸 책을 통해 교민들이 고국의 정을 느끼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었으면 한다” 면서 “특히 교포 2, 3세들이 부모세대 문화를 이해하고 민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브라질 뿐 아니라 한글도서를 필요로 하는 해외동포에 대해 일회성 온정이 아닌 지속적인 책 보내기 운동을 통해 한글사랑과 조국에 대한 긍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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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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