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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쓰나미 오는가

[아시아경제 유정원 국제전문기자]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날로 깊어가고 도요타 사태까지 터지면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기회복에 총력전을 벌이면서 국가 이기주의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을 순방할 당시 세계의 관심은 사실상 미국이 보호주의 카드를 뽑을 것이냐에 쏠려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양국이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두 나라는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이 지난 현재 지구촌은 '보호주의 쓰나미'가 몰려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급증 하는 통상마찰
중국 상무부는 지난 11월 금융위기 이후 고조되는 무역보호주의 최대 피해자가 중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야오젠 대변인은 "지난 9개월간 19개 국가가 102억 달러의 중국 제품에 대해 88건의 조사를 벌였다"며 "미국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39%나 늘어난 58억4000만 달러 상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보호무역주의 추세를 좇는 민간단체 세계무역경보(GTA)에 따르면 2008년 11월 이후 채 1년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무려 192건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호주의 희생양을 주장하던 중국도 지난 1일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 장벽을 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새로운 지재권 규정이 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특허 신청에 적용하는 반독점 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보호주의 기세는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과 일본, 중남미, 호주 등 그야말로 글로벌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호주는 지난 3일 외국 기업의 국내 인수 및 합병(M&A) 허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일본에서도 내심 도요타 리콜 사태로 인해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외국제품 덤핑 판정 방식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한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진검 승부
미국이 지난 9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물리자 중국은 미국 식품 수입을 규제하는 보복전을 벌였다. 이후 두 나라는 서로 철강을 둘러싼 관세 전쟁을 벌이며 해를 넘겨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중국산 시추용 강관 등에 반덤핑 조치를 취해 보호주의가 양국간 무역 관계를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산 강관에 최고 496%에 달하는 관세를 추가로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게리 로크 상무장관은 4일 "향후 5년간 수출을 2배 이상 늘리겠다"며 교역 상대국의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자유무역은 당사자가 규칙을 지키는 시스템 안에서만 작용한다"면서 사실상 중국을 향한 강공을 멈추지 않았다.


▲교역을 넘어 정치, 군사 분야까지 확산
보호무역주의 파고는 이제 정치, 군사, 인권 분야까지 퍼지고 있어 한층 우려를 짙게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구글 해킹 사건, 미국의 대만으로 무기 판매,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회담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이슈는 통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한 꺼풀 뒤집어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미국으로서는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중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과 무역 장벽 철폐를 중국에 요구할 때 유용한 카드로 쓸 수 있다.


중국도 틈만 나면 미국을 다각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와 금융위기 책임 소재를 들고 나와 국제무대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을 질타한 나라가 중국이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로 미국 자동차 기업이 반사 이익을 얻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기술상 결함 문제이지만 엄청난 이해득실이 국제 통상 무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심화 될 것" vs "아직 과장된 우려"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시달리는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 부양과 실업난 해소에 목을 걸고 있다. 미국과 EU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긴박하다. 당연히 보호주의 단맛을 외면하기 힘들다.


더구나 미국의 오바바 행정부는 11월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업률을 낮춰야 할 절대 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당분간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보호주의 추세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도 미국 시장을 일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란 것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가운데 오직 0.3% 정도만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WTO 패트릭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호주의가 세계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1%에 불과하다"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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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국제전문기자 jwy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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