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반성문 성격의 시말서 제출 명령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복지관의 시말서 제출 명령을 거부하다 견책 처분을 받은 사회복지사 고모(46)씨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경기도 군포시의 한 복지관에 근무하던 고씨는 2007년 11월 복지관의 파견 근무 명령에 불응하자 잘못을 반성하는 내용의 시말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고씨는 이를 또 거부하다 견책 처분을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위 사건의 시말서는 단순히 사건 경위를 보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따라서 이에 근거한 시말서 제출명령은 사용자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면서 "근로자가 시말서 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나 징계양정의 가중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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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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