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대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전날 코스피시장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IT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기대감과 대한항공·SBS·제일모직·LG화학 등의 외국인 및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14.36포인트 오른 1685.77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투자자들에게 주가변동성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했던 옵션만기일·원화강세·어닝시즌과 같은 이슈가 전날을 고비로 해소되거나 완화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전날을 계기로 옵션만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났고 이번주 들어서는 가파르게 진행됐던 원화강세가 진정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상승 마감도 향후 코스피 상승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경제지표의 예상 밖 부진에도 불구하고 장마감 직후 발표되는 인텔의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다우·나스닥·S&P지수 모두 0.24~0.38%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내 기업들의 늘어난 재고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한층 고조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과 외국인들의 관심 등은 증시 주변의 견고한 흐름과 함께 당분간 코스피 1700선 돌파를 위한 좋은 재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미시적인 측면에서 주가변동성을 키웠던 요인들이 해소되거나 기존보다 완화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불거진 긴축문제 역시 당장 글로벌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틀째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도로 외국인투자자의 적극성이 현저하게 약화되거나 비관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전날 옵션만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외국인이 장중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상황에서 동시호가에 대규모 매물이 집중된 점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확대된 점,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에 나서며 누적 순매수 계약수가 1만 계약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할때 향후 시장은 일정한 하방경직성을 유지하거나 미국 등 선진국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추가 상승시도도 가능해 보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으로 떨어진 상황에도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이 전날 3~5% 급등세로 마감된 점을 볼때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확대 및 실적 개선에 대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외국인들의 저가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오히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는 국면이다. 최근 유동성 장세의 연장이 작년과 같이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의 수급 주체가 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외국인들은 이미 글로벌시장대비 양호한 이익회복력을 보여왔던 국내 증시에 지속적인 매수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으로 국내 반도체 업종의 저평가가 부각되고 있다. 저평가가 이슈인 IT를 포함해 이익모멘텀을 확보할 업종에도 외국인은 관심을 쏟게 마련이다. 은행·반도체·자본재·금속광물 업종은 저평가 및 양호한 이익증가율을 보였다는 판단이다. 이들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지수가 하락압력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개별종목들이나 테마주들의 활동영역을 보장해주고 있다. 원자력 등 주요 테마들의 시세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의 강세는 코스닥시장에서 IT부품업체들의 연쇄적인 강세 흐름까지 견인하고 있어 종목장세 성격이 병행되는 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내 수급상황이 외국인 주도의 불균형을 보이고 있어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국면은 아니겠다. IT주의 재부각 이면에서는 유통이나 음식료 등 내수주들의 조정폭이 깊어지고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반도체주를 앞세운 추가상승이 예상되나 매수대상을 확대하기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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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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