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 줄며 은행 외화예금잔액도 급감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새해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자금까지도 시중에 대거 방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의 경우 작년 7월께 50억달러를 넘어섰던 외화예금잔액이 최근에는 30억달러대로 줄어들었고 기업들의 비중이 대부분인 거주자 외화예금잔액도 작년 말 270억달러대를 기록, 7월말 대비 40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달러보유 심리 약화현상이 지속돼 당국의 강력한 개입이 있지 않는 이상 당분간 원ㆍ달러 하락세가 상승으로 급커브를 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보여 전문가들은 기업의 달러 매도심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7월말 312억 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거주자 외화예금은 작년 말께는 270억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된 배경은 공기업 해외채권 발행이 줄었고 12월에 있었던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비스트에너지사 인수잔금 지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얌전히 환율 하락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은 관계자는 "중장기 차원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원화강세를 염두에 두고 수출대금을 바로 원화로 환전하거나 수입대금 지금을 가능한 지연시키는 단기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 때와는 달리 달러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감소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앞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1100선을 깨고 주저 앉을 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 상당수 수출기업들이 새해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떨어지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에 당혹스러워하며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로 달러매도를 그나마 자제하고 있지만 만약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선이 깨지면 보유 달러를 대거 내다 팔 수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도 급감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외화예금잔액은 연초 44억달러대에서 지난 9월 54억4100만달러까지 급증했지만 작년 12월18일 현재 39억9900만달러로 줄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새해들어 원ㆍ달러 환율 급락세가 워낙 강해 외화예금잔액 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7월 50억4900만달러까지 외화예금 잔액이 확대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작년 말에는 30억8100만달러까지 축소됐다.
한편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기러기 아빠나 정기적인 달러수요가 있는 수출입 기업들에는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1100원 하향돌파를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여유자금을 꾸준히 달러로 환전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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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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