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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회장 "경영복귀 아직 멀었다"

이부진, 이서현 두 딸들에 힘 실어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9일(현지시간) 오랜 칩거를 깨고 1년 8개월여 만에 외부행사에 등장했다. 지난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 전시회인 'CES 2010'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사면복권 이후 대외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부인 홍라희 여사는 물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해 두 딸까지 전 가족을 대동하고 대외 활동에 나선 것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행보로 풀이된다.

9일 낮 12시55분께 전시장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등 칩거에 가까웠던 그동안과는 크게 달라진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영 복귀는 아직.. 자녀들 더 배워야=이 전 회장은 일선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멀었다"고 짧게 답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들은 불법 경영승계 논란이 법적 판결을 끝으로 마무리된 지 6개월여 밖에 경과하지 않은데다 지난해 말 특별 사면복권이 평창 올림픽 유치 지원 차원이라는 점에서, 유치전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이 전회장이 일선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자녀들이 일을 잘 배우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전 회장은 "아직은 더 배워야 한다. 내가 손잡고 다니는 것도 아직은 어린애"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행사장에는 부인과 자녀 외에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 등 사위들과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취재진이 몰려들자 "두 딸들을 광고해야겠다"며 양측에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를 불러 양측에 대동하고 걸음을 옮기는 등 두 딸의 대외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유치전 "국민·정부 함께 한 방향으로 뛰어야"=이 전 회장은 평창 올림픽 유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아무도 모를 거다. 정말 모를 일이다. 상상하기 힘들다"며 "아직 계획이 안 서있다"고 언급, 유치전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 전 회장은 이어 "그러나 저는 물론 국민과 정부가 다 힘을 합쳐서 한 쪽을 보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그 길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시회 참관에 앞서 이 전 회장은 북미와 중남미 지역의 전직 IOC 위원들을 만나 2018년 평창 올림픽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전 회장은 오는 2월 벤쿠버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 참석,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도 10년 전엔 구멍가게"=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 전체가 일본 큰 전자회사 10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내는데 얼마나 부담이 되겠느냐"고 반문해 자부심과 함께 삼성전자의 지속성장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경기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작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전 회장은 중국은 아직 추격해 오기까지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겁은 안 나지만 신경은 써야겠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기초와 디자인에서 우리가 앞섰으나 한 번 앞선 것은 뒤쫓아 오려면 참 힘들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수종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은 "아직 멀었다"면서 "10년 전에 여기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의 크기에 구멍 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그렇게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앞으로 중점 사업 또한 "나도 연구하고 각사에 있는 R&D팀도 공부를 해서 몇 년을 걸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CES쇼를 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 뿐 아니라 거의 모두 모여서 서로를 비교하고 분석해 보라고 하는 것"이라며 "한국도 국내도 그렇고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기업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모든 분야에서 항상 국내와 세계에서 자기 위치를 쥐고 가야 변화무쌍한 21세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 회장은 이재용 부사장이 취재진과 수행원들로 다른 부스에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자 "전부 둘러봐야겠다. LG부스까지 가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샌드위치론 등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화두를 던지곤 했던 이 전 회장은 새로운 화두를 묻는 질문에는 "각 분야가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며 "나머지는 상상에"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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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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