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산업용지, 세제 혜택 등으로 기업 유치 ‘빨간 불’…“특별 대책 마련” 주장
[아시아경제 최장준 기자] ‘세종시 수정안’에 대기업, 대학 등에 땅을 싸게 판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남지역 산업단지 분양에 비상이 걸렸다. 분양 차질은 물론 단지개발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땅을 값싸게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세종시 수정안’을 보고하면서 비롯되고 있다.
산업용 땅을 대기업엔 3.3㎡당 36만∼40만원(원형지로 개발하지 않은 땅), 중소기업엔 50만∼100만원에 팔고 세제지원 등 파격적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밝혀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충남지역 산업단지 분양가와 세종시 공급가격이 비슷한데다 지방자치단체에선 줄 수 없는 혜택들이 ‘수정안’에 들어있는 까닭이다.
충남지역에서 조성 중인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는 20여개. 면적으로 따져 6000여만㎡에 이른다.
이 가운데 ▲당진 석문단지 ▲서산 테크노밸리 ▲연기 전의 제2산업단지 ▲계룡 제1산업단지 ▲논산 제2일반산업단지 등 7곳은 분양 중이며 전체면적은 2000여만㎡.
2008년 초 3.3㎡당 60만원에 분양에 들어간 서산테크노밸리는 30%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을 뿐 ‘세종시 수정론’ 얘기가 나오면서 더 이상 진전이 없다. 특히 세종시 개발에 가속이 붙으면 분양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산테크노밸리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기업에 싼 값으로 땅을 팔면 다른 지역의 분양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세종시 입주기업에 주어지는 파격적 혜택까지 감안하면 분양률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시행사나 지자체는 정부차원의 혜택을 줄 수 없고 분양가도 낮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세종시 부근에 들어서는 논산2산업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0%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으나 세종시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세종시 입주기업에 대한 ‘특혜에 가까운 지원’으로 ‘값싼 분양가 매력’이 사라져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논산산업단지 관계자는 “충남 내륙에 있어 분양가가 싸지 않으면 기업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이를 감안, 낮은 분양가를 내세웠지만 인근인 세종시의 수정안 공급가와 비슷해 분양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충남지역 산업단지 분양에 먹구름이 예견되자 불만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 산업단지 담당자는 “세종시의 값싼 땅 공급은 충남지역 전체 산업단지분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조치를 못마땅해 했다.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옮기는 기업에 주는 보조금은 줄이면서 세종시로 가는 기업엔 파격적으로 혜택을 주는 건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후폭풍은 전혀 고려치 않고 세종시에 이익을 안겨주면 어느 기업이 산업단지에 들어가려 하겠느냐”며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특별대책을 세워 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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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준 기자 this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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