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시무식 일제히 연기
대규모 지각 사태 속출, 오전 회의도 늦춰
CNG 천연가스 버스, 고개 못 넘어 강제 하차 속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시무식은 물론 오전 회의 모두 연기됐습니다. 아직까지 출근 못 한 직원들도 태반이에요. 출근한 직원들은 온 몸이 눈에 젖은 생쥐 꼴입니다."
4일 오전 기습 폭설로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새해 첫 출근을 맞아 시무식과 함께 활기차게 업무를 시작하려 했으나 갑자기 쏟아진 눈으로 출근은 물론 업무 마비가 온 상황. 오전 일찍 예정됐던 시무식은 점심 즈음으로 대부분 연기됐다.
롯데주류는 오전 9시 예정이던 시무식을 급히 10시로 1시간 늦춰 진행했다. 김영규 롯데주류 대표는 자가용으로 출근하다가 출근길이 주차장으로 변하자 차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고 시무식 시작 10분 전에야 겨우 사무실로 들어올 수 있었다.
효성도 오전 8시30분 시무식을 진행하지 못하고 10시부터 시작했다. 웅진그룹은 서울대 내 웅진코웨이 R&D 센터에서 당초 10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시무식을 12시로 연기했다.
회사가 지방인 녹십자는 통근버스가 도착하지 못해 8시30분 예정됐던 시무식이 아예 취소됐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은 이 시각 현재 사무실 책상 곳곳이 비어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렸다"며 "10시가 다 되도록 출근하지 못한 직원이 많아 오전 회의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신정 연휴를 지방에서 보낸 삼성전자 한 직원은 정체를 우려해 새벽 일찍 고향 집에서 출발했지만 폭설로 인해 스키장이 된 고속도로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겨우 도착한 서울에서는 교대역에서 환승을 기다리다가 설상가상으로 고장 난 지하철에 발이 묶였다. 결국 교대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강남역 사옥까지 눈길을 헤치고 걸어서 출근한 이 직원은 "눈 속에서 성냥팔이 소녀가 따로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휴가를 냈던 직원들이 회사로 유턴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폭설로 인해 여행 일정이 취소되면서 눈물을 머금고 출근을 한 것. 새해 첫 날 용모를 단정히 하고 들뜬 마음으로 집에서 출발한 직원들은 갑작스런 폭설이 야속하기만 하다.
CNG 천연가스 버스 탓을 하는 직원도 있었다. 정유사 한 직원은 "우연히 CNG 천연가스 버스를 탔더니 논현동 고개를 못 넘고 제자리서 빙빙 돌았다"며 "옆에 경유 버스는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전했다.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한 직원도 "버스가 남태령 고개를 넘지 못해 갑자기 하차시켰다"며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모두 난민이라도 된 듯 지하철역으로 걸어가 출근을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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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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