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법 평가익 따라 영업익 웃고 울고
CJ·GS 영업익 대폭 증가‥두산은 감소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지주회사가 올 한해 주력 자회사 덕을 톡톡히 누린 데 이어 내년에도 실적과 사업성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대표격인 LG는 올해 전자와 화학 자회사의 고공행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실적 측면에선 CJ와 GS 등이 지주사로서의 제 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삼성생명 상장이란 최대 '복덩이'를 안고 있는 CJ를 비롯해 지분법 평가 손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는 두산, SK C&C 상장에 따른 본격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둔 SK 등 눈여겨 볼 지주사 현안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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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실적에 웃고 우는 지주사 성적 결산
지주사는 대부분 자회사 실적에 근거한 지분법 평가 이익이 주요 수익원이 된다. 자회사가 이익을 내면 보유 지분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
본지가 정보 제공 업체 FN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 연간 실적 추정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다수의 지주사 실적이 지분법 평가 이익에 힘입어 전년 대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두산의 경우엔 두산엔진과 밥캣 등 부진을 겪은 손자회사를 둔 자회사 두산중공업 탓에 영업 적자의 아픔을 겪게 됐다.
CJ의 올해 영업이익은 1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0%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연간 실적이 저조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비용 절감과 환율 안정 등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주력 자회사 CJ제일제당의 지분법 평가 이익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자회사 GS칼텍스 의존도가 높은 지주사 G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GS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900억원 수준. 전년 대비 680% 정도 개선된 수치다. GS칼텍스가 지난해 적자를 벗어나 올해 흑자로 돌아선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두산은 약 240억원 영업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가량 줄어든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엔진과 밥캣에 대한 지분법 평가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수치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지분법 평가 손실을 제외하면 전자, 정보통신, 의류 등 개별 사업 부문은 전년보다 호전됐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수익은 지분법 평가 손익 외에도 소유한 부동산 가치와 브랜드 사용료 등이 있다. 올해 처음으로 자회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은 SK의 경우엔 연간 1100억~12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주사 내년 사업 지도 미리보기
주요 지주사들의 내년 사업 계획의 주요 키워드는 ▲공격 경영 ▲신사업 추진 ▲글로벌 ▲R&D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LG는 내년에도 LCD,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LED, 태양전지, 4G 이동통신 등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의 설비 확장과 연구ㆍ개발(R&D)에 대한 집중 투자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CEO들에게 도전적 목표 수립을 주문하면서 "사업 목표를 세울 때 당장의 현안 해결에만 몰두하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와 인재 육성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CJ는 수익성 강화와 중국, 인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대라는 두 가지 사업 목표를 세웠다. 수익성 강화는 영업이익을 높이는 실속 있는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로 올해와 마찬가지로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선택과 집중'을 강조,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식품 산업화를 경영 지침으로 삼고 기존 핵심 역량을 강화함은 물론, 글로벌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태평양의 올해 사업 목표는 숨은 수요 찾기와 해외 비중 늘리기다. 태평양 관계자는 "최근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인수로 재점화 된 브랜드숍 경쟁에서 자사의 아리따움이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도록 추가 출점과 리모델링 등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선 홍콩에 기진출한 설화수 브랜드를 중국 본토는 물론 미국에도 런칭할 방침이다.
지난 1일 공식 출범, 지주사 반열에 뒤늦게 합류한 한진해운홀딩스는 자회사 지배에만 전념하는 순수 지주사 한진해운홀딩스와 고유의 해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한진해운으로 분리 운영된다. 지주사 출범과 함께 최은영 회장이 본격적으로 한진해운그룹을 이끌게 됐다. 계열 분리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적자 경영을 돌파할 최 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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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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