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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전우치' 속편, 다시 연출 맡고 싶다"(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최동훈 감독이 범죄의 세계에서 벗어났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과 7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타짜’와 달리 최동훈 감독의 세 번째 영화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한국적 수퍼히어로 판타지 ‘전우치’다.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전우치’의 제작사 영화사 집 사무실에서 만난 최동훈 감독은 영화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애초부터 12세 관람가를 목표로 한 영화라서 이전 영화들처럼 찍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우치’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악동 도사가 신선도사에 의해 그림족자에 갇힌 뒤 500년 만에 풀려나 요괴들을 상대로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챕터를 나누거나 시간 순서를 뒤바꾸는 등 영화적인 구조의 묘미를 살렸던 이전 두 작품과 달리 ‘전우치’는 12세 관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 명쾌하고 직선적이다.


“한국 고전소설은 ‘그리스 로마신화’보다 재미있어요. 범죄영화를 찍지 않는다면 고전적 판타지의 세계를 찍고 싶었습니다. 고전소설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황당한 상상력의 세계가 있거든요. 요즘 아이들이 한국 고전소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20억원이 들어간 대작인 ‘전우치’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 감독은 “내 영화는 언제나 흥행을 예측할 만한 작품들이 아니었다”며 “’범죄의 재구성’을 찍을 때는 범죄 스릴러에다 여러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는 안 된다고 했었고, ‘타짜’ 때는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나 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들은 흥행이 잘 안 된다고들 했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전우치'는 개봉 5일 만인 27일까지 전국 177만명을 동원해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미국에서 우디 앨런 영화를 찍는 것보다 더 적은 돈이 들어가는 판타지 영화 ‘전우치’를 할리우드의 대작 영화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판타지영화는 안 된다’고 다들 말할 때 “이건 코미디 영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동훈 감독은 좋은 영화란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 다른 게 보이는 영화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전우치’가 처음에는 쉽게 볼 수 있는 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 볼 때는 숨겨진 몇 가지를 발견하게 되길 바랐다.



영화를 만드는 건 매번 어려운 작업이지만 ‘전우치’는 시나리오를 쓰는 것부터 어려웠다.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는 이전 두 영화와 달리 취재를 해서 대사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12세 관람가이니 욕을 쓸 수도 없었다”며 “500년 전의 시대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구라’를 풀 수가 없었다. 옛날 말을 쓰는 게 어려웠다. 현대적 구라를 쓸 수 없으니 고전적 구라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한국적 판타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발을 쓰는 중국식 무술을 피하고 부적과 주문을 쓰는 등 한국적인 상상력을 동원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음악이 김해송과 콜럼비아 관현악단의 것인 점도 최 감독의 이러한 시도와 일맥상통한다.


'전우치'의 속편 제작 여부는 오로지 관객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최동훈 감독은 "속편이 제작된다면 당연히 연출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타짜' 속편의 경우 내가 도박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런지 다시 연출을 맡고 싶은 욕망이 생기 않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주위 사람들은 종종 최동훈 감독에게 쉬어가는 작품을 한 편 하라고 말한다. 최 감독은 이에 "영화감독에게 쉬어가는 게 어디 있겠냐"며 "제작비 1억원짜리 영화를 찍어도 쉬어갈 수 없다. 모든 감독들은 다 야심가다"고 말했다. 차기작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는 최동훈 감독은 아마도 범죄물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이번엔 어디를 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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