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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아나운서 "'괜찮아'라는 말, 전하고 싶어요"(인터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번역 작업을 하면서 500명의 머릿속을 들락날락하면서 그들의 슬픔을 함께 공감했어요. 누구나 얘기를 털어놓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순간이 있잖아요."


김지은 MBC 아나운서가 일상 속의 소소한 미션들을 수행하며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 '나를 더 사랑하는 법'(앨리스 펴냄, 미란다 줄라이·헤럴 플레처 지음)의 번역자로 돌아왔다. '서늘한 미인'(2004) '예술가의 방'(2008) 등 이미 2권의 책의 저자인 김지은 아나운서는 이번 작업을 통해 큰 치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책 번역을 부탁해 왔어요. 수백권의 책들 중에서 이 책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죠. 이런 종류의 책들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거든요. 6개월 간 방치하다가 어느 날 정리한다고 훑어보다가 그림이 많아서 보게 됐죠."


예술가로 활동하는 두 지은이가 2002년부터 해온 프로젝트를 담은 이 책이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학교에서 미술이론 등을 공부한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미란다 줄라이·헤럴 플레처 등이 웹사이트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통해 일상의 과제를 냈고 국적, 나이, 성별, 직업을 초월한 사람들이 5000여 개의 답변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써보기' '다른 사람 머리 땋아주기'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공공장소에 전시해보기' '나를 울렸던 영화의 한 장면 그려보기' '과거의 나에게 조언하기' 등 70개의 과제에 대한 사람들의 답변을 추려 담은 이 책에 마음이 움직인 김 아나운서는 이것을 한국에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과거의 내 자신에게 조언하기'같은 것도 있는데 제 스스로에게 적용해봤죠. '거절하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을 붙여라' 등이었는데 과거의 나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지금도 통하더라고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다른 사람의 머리를 땋아주기' '상처를 사진으로 찍기' 등 소소하지만 재밌는 과제들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누구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에 상처를 가지고 있잖아요. 육체적인 상처든 심리적인 것이든 말이죠. 그런 상처들에 대해 치유를 가져다주는 책인 것 같아요. 소소하고 재밌는 과제들을 수행하는 것뿐인데 말이죠."


미처 하지 못한 말들에 괴로워하고, 오해나 억울한 일, 이루지 못한 사랑에 괴로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도 다른 시선을 갖게 됐다.


"이번 작업은 영화로 치면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부감샷 같은 느낌이었어요. 새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남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 본 기분이랄까."


그는 지난 2005년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고 그 이별이 상당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남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이번 작업을 통해 슬픔이 자기에게만 온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아나운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예술을 통해 세상을 보고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괜찮아'라는 말을 참 좋아하거든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절실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전하고 싶어요."


그는 한국어판을 번역하면서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별도의 책으로 수록해 그 의미를 더했다. 부록의 표지에는 그가 직접 뉴욕공립도서관 앞 계단에 설치한 '괜찮아'라는 단어가 누군가를 위로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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