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주 4% 이상 강세..여타 종목 소강상태인 것이 원인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모처럼 기관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줄기찬 펀드 환매 압력으로 인해 매수여력이 바닥이 났던 기관이 이날은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기계업종에 대해서는 205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유독 애정공세를 쏟아붓고 있다. 이에 따라 기계업종 역시 4.5%에 가까운 반등세를 보이며 여타 업종대비 눈에 띄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관은 기계업종 중에서도 두산중공업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기계업종의 경우 전체 시가총액으로 보면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기관이 이들 두 종목을 강하게 매수하고 있는 것이 기계주의 강세 원인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기술 자립화 목표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히면서 원자력주와 함께 동반 강세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수주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두산중공업의 강세에 힘입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자회사 밥캣의 내년도 흑자전망이 기대된다는 증권가 평가가 이어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은 이날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각각 1530주, 550주 가량을 사들이는 등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이것이 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은 여타 투자주체들의 나약함 탓이지, 기관의 힘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외국인이 연일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고, 증시에서 뚜렷한 매수주체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기관이 이날 두산중공업 등을 강하게 매수하고 있어 영향력이 커 보일 뿐이라는 것.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영향력이 커졌다기보다는 시장이 그만큼 나약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투자주체가 관망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체가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 장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내 특별한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대부분이 관망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되기 이전까지는 종목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소 이른감이 있지만, 기관이 윈도드레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전체적으로 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윈도드레싱에 나서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만일 윈도드레싱에 나선다면 프로그램 매매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 역시 "중요한 것은 여전히 시장의 키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는 점"이라며 "4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되고 나면 외국인은 다시 대형주 위주의 매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며, 시장의 핵심이 대형주 위주로 돌아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이 특정종목 매수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관의 매수종목을 추격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 내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만큼 이들이 사들이는 종목의 영향력도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기관이 특정종목에 대한 매수세를 얼마나 지속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06포인트(0.37%) 오른 1650.29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452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4억원, 41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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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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