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15년 만에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노사 양측이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사상 처음으로 임금 동결에 전격 합의했으며, 노조는 타결안을 오는 24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울산 공장 본관 아반떼 룸에서 제22차 임단협을 갖고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경영성과달성 성과금 300%+200만원, 경영실적증진 격려금 200만원, 단체교섭 관련 별도합의 100만원+무상주 40주 지급을 골자로 하는 안에 잠정합의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고용 보장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확약서 체결 ▲3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자녀 출생 특별 휴가 3일 등 경조·특별휴가 개정 ▲건강 진단시 췌장암·난소암 검사 추가 등 별도 협약을 맺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24일 처음 협상을 진행한 이후 7개월 만에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으로 교체된 이후 협상을 새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 달 만에 합의점을 찾은 셈.
이번 잠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동결과 고용보장 확약서 체결이다.
현대차 측은 "불투명한 미래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 기조에 부응하자는 데 노사가 공감했다는 것을 의미 한다"면서 "노조는 근로자의 최대관심사인 고용보장을 요구했고, 회사가 이를 수용했다는 데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상을 통해 현대차 노사는 새로운 협상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는 협상과는 별개로 파업을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소모적 파업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교섭을 진행하려는 노사 양측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차 측은 "올해의 경우 무분규 잠정합의를 함으로써 임금손실이 전혀 없어 실질소득이 늘어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면서 "회사 역시 매년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파업손실과 실추됐던 대외신인도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 무형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환경 속에서 회사발전과 종업원의 고용안정을 위해서 노사가 합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며 "잠정합의 후 향후 생산성 및 품질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임단협에는 현대차 대표이사 강호돈 부사장과 이경훈 지부장 등 노사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해 오전 10시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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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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