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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회장 다시 골프채 쥔 까닭은

유연한 경영 스타일로 변화·반도체 사업 확대 등 의지 반영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최근 골프채를 손에 다시 쥐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배웠다가 사업 시작 후 골프장 출입을 끊었던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레인보우 힐스 컨트리클럽이 개장하면서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이러한 김 회장이 골프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김 회장은 같이 골프를 친 지인들에게 "골프장을 나오기 전에는 이날은 반드시 잘 쳐야 할 때와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할 때 등으로 나눠 마음을 먹곤 한다"면서 "그런데 최근 들어 욕심을 갖지 않고 치면 점수가 더 잘 나오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쪽으로 불리는 그가 유연함이라는 새 덕목을 깨달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업경영을 통한 국가경제에 기여'라는 목표를 위해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는 의지경영, 뚝심경영을 추진해왔던 그의 경영 스타일에도 변화가 불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김 회장은 그만큼 골프를 싫어했다고 한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경영자에게 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골프는 시간낭비이자 독이 된다면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골프를 치는 것도 못 마땅해 했다는 것.


김 회장이 골프를 되돌아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잭 웰치 전 GE 회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동부그룹을 GE처럼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어했던 그는 웰치 전 회장에 빠져 그에 관한 서적을 모두 읽고 임원들에게도 나눠주곤 했다.


김 회장은 웰치 전 회장의 자서전에서 "골프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사람'과 '경쟁'을 완벽하게 조화시켜놓은 스포츠"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골프가 단순히 스포츠가 아닌 비즈니스와 경영인의 인성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한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영향력이 매우 강한 기업이다. 올해 김 회장은 채권단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의 불합리한 조건을 마다하고 사재출연을 통한 반도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등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 회장의 결단으로 동부그룹은 내년부터 전기로 가동을 시작한 철강과 차입금 부담을 던 반도체 등 양대 주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김 회장은 향후에도 중단 없는 투자를 통해 동부제철동부하이텍을 우리나라의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김 회장이 골프장을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은 최대 고민거리였던 반도체 문제의 실타래가 풀렸으니 향후 대외적인 활동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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