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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특별한 하루]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

매일 가락시장 돌며 야채.과일 직접 구입…1만박스 넘는 상품 전국 36개 매장 배송


"새벽시장 보는 총각이 주부 입맛 잡았죠"
'꿈을 파는 열혈장사꾼'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 정도 물건이면 박스당 3만원은 받아야 합니다. 그 이하에는 절대 물건 내줄수 없어요."

"이거 소비자한테 3만원 넘게 팔면 욕먹어요. 이 정도 품질이면 2만원 밖에 안됩니다. 아시잖아요."


지난 23일 새벽 4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만난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귤을 파는 도매상인과 한창 흥정을 하고 있었다.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인사를 했지만 본듯만듯 그의 시선은 오로지 귤에만 꽃힌 듯 했다. 장사꾼의 눈빛이 이토록 강렬한지는 이날 처음 알았다.

"아 역시 못당하겠네. 그래요 2만원에 합시다. 암튼 이 대표한테는 결국 진다니까."


"70박스만 실어줘요. (옆에 있던 전동차 운전수에게) 이 물건 저기 밖에 있는 차량에 실어줘요."


그제서야 이 대표와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왼쪽 팔에 태극기가 박힌 파란색 점퍼 차림에 한 손에는 날카로운 작은 칼을 들고 있었다. 칼은 매일 가락시장에서 구매할 과일의 맛을 보기 위해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라고 한다. 벌써 15년 정도를 함께 한 동반자다.


이 대표는 매일 새벽 3시30분에 가락시장으로 출근한다. 직원수가 200여명이 넘는 기업의 대표이지만 물건을 고르는 것 만큼은 직접 나선다.


이 대표의 구매 노하우를 배운 수제자가 새벽 농산물 경매시장에 나가 있지만 최종적인 확인은 아직 그의 몫이다. '총각네'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상품의 신용에는 한치의 변함도 없어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과 600여곳이 넘는 거래처가 오랫동안 총각네 브랜드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상품 질로 소비자 약속


"농산물 경매시장에 들어오는 물동량만 하루 수백억원어치에 달할 것입니다. 전국각지에서 올라온 과일과 야채 중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싱싱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매우 힘든 일이죠."


그는 과일의 맛을 볼 때 박스를 뒤집어서 꺼낸다. 일반적으로 맛이 없는 것들이 뒤쪽에 몰려 있기 때문. 제일 맛없는 것을 골라 먹어보고 박스 전체에서 맛이 없는 과일의 비율을 파악하는 것이 그의 구매 노하우다.


"한 박스에 함께 들어있는 과일의 맛은 결코 똑같지 않습니다. 맛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죠. 맛이 없는 것이 전체의 10% 미만이면 구매를 결정합니다. 눈으로 보고 먹어보면서 한번에 물건의 품질을 파악하는 것이 구매자의 능력입니다."


그는 오전 내내 가락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계속 물건을 구매한다. 매일 그가 사들이는 물건값만 1억원이 넘는다. 아침마다 1만 박스가 넘는 싱싱한 과일과 야채들이 전국 36개 총각네 매장으로 배송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30대 초반에 트럭장사를 시작해 대한민국 면적당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명품 과일야채가게 브랜드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때문에 청년실업난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할말이 많다. 요즘 젊은층들은 자신의 '몸값'은 생각하지 않고 일보다 조건을 더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소위 '주제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따끔한 충고다.


"젊은 친구들이 요즘 일자리가 없어 취업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없는 게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가 터무니없이 높아진 것이죠.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으면 취업할 곳이 많습니다. 근무조건을 묻기 전에 먼저 자신의 몸값 수준부터 신중하게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성실ㆍ도전하는 사람이 성공


이 대표는 올해 3월 야채과일 전문 편의점 '베리핀(BerriFine)'을 오픈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농산물 전문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워줄 '제조식품'을 유통시키기 위한 전진 기지다.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도시락 및 샐러드, 생과일주스,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점포다. 서울지하철 5ㆍ6ㆍ7ㆍ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제휴를 맺고 현재 8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총각네처럼 농산물을 다루는 회사의 순수익률은 유통구조상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넘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를 단 '제조식품'을 확보할 필요가 있죠. 농산물 아이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의 전문 기업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이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직원 200여명을 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이면서 새벽마다 일어나 점퍼 차림에 시장을 돌며 땀 흘리고 일하는 열정이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제가 부지런해야 직원들도 비전을 갖고 함께 따라올 수 있습니다. 결국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기 마련이죠.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그는 또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위치한 본사 및 물류창고에 한번 찾아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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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물류창고는 단순히 물건을 쌓고 배송하기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저의 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곳이죠. 제 목표인 농수산물 전문가를 육성하는 핵심 공간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올해 4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물류창고는 1322.32㎡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7층에 최첨단 시설이 들어서 있다. 과일야채 장사꾼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규모의 물류시설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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