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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본 펀드투자자들 소송대란 예고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펀드 운용상 과실로 투자자가 손해를 봤다면 운용사와 수탁사가 100%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원고 수와 배상액 등 규모 면에서 국내 펀드 소송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있었던 역외펀드 선물환 관련 소송에서 60%의 배상책임 판결이 나온 사례가 비교적 비중이 높았고 과거 금융사간 펀드 소송에서도 최고 30억원 수준의 배상액에 그쳤었다.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 펀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그동안 인터넷카페를 중심으로 피해자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업계 측은 추가 소송제기 움직임에 잔뜩 긴장하면서도 운용상 과실이 있다면 모두 책임을 지라는 의미지만 펀드라는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다소 반발하는 분위기다.


23일 서울중앙지법은 운용사인 우리자산운용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해 강모씨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인 강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손실을 유발한 책임이 전적으로 약정을 위반한 운용사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수탁사에 있다"는 해석을 하며 원고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액 76억원 중 6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손해액이 준 것은 운용사가 거래처를 리먼브러더스로 바꾸지 않고 BNP파리바로 유지했을 경우 변론종결일(9월21일) 기준 투자원금(76억원)의 80% 정도(61억원)가 보존됐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배상 판결에 대해 당사자인 우리자산운용은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판결이 떨어져 당황스럽다는 것.


우리운용 관계자는 "올 6월에 있었던 같은 상품에 대한 유사한 소송에서는 원고 기각 판결을 받았다"며 "같은 상품, 비슷한 사안에 대해 다른 해석이 내려져 자체적으로 법무해석에 다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부가 (판매사가 아닌) 수탁사와 공동 책임을 물어 이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할 것"이면서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밝히겠다"며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이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신아의 이종수 변호사는 "당시 다른 법인에서 맡았던 소송은 과거처럼 판매사의 책임을 물은 것이지만 이번 소송은 운용사 측의 임의 변경에 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추궁한 것"이라며 "피고 측의 움직임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도 역대 최고의 배상액, 역대 최대의 배상 비중에 대해 놀란 모습이다. 수탁은행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펀드 손실이 발생하면서 소송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일은 굉장히 드문 사례"라며 "그러나 펀드라는 공격적 투자상품의 특성상 투자자에게 아무런 손실 없이 운용 측에만 100%의 책임을 물리는 건 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 역시 "이번 판결 결과는 운용·수탁사에 책임을, 그것도 역대 최고액에 최대 비중의 책임을 물어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있을 관련 소송에도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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