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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환매 국내사 울고 외국계 웃고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해외펀드가 사상 최대 환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 신설 외국계 운용사의 수탁고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펀드 환매 타깃이 국내사로 쏠리는 한편 틈새시장을 노린 신설 외국계 운용사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는 409억원 순유출을 기록, 지난 9월 10일 이후 48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사상 최장 자금 유출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10월8일~11월4일 20일 연속 유출을 넘어선 이후 순유출 기록 경신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회복에 따른 수익률 회복과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 등이 맞물리면서 펀드런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빠져나간 자금만 1조3386억원이다.


그럼에도 일부 외국계 운용사의 해외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크게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JP모간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환매 랠리가 시작된 지난 9월 1조2788억원에서 이달 14일 현재 1조3468억원으로 7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제 갓 1년을 넘긴 블랙록자산운용 역시 1905억원에서 2469억원으로 500억원 가까이 설정액이 증가했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수탁고는 지난 9월 14조9000억원에서 14일 현재 14조1900억원으로 7000억원 가까이 줄었고 신한BNP자산운용도 기존 10조8359억원에서 10조3981억원으로 4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외국계 운용사가 해외주식형 펀드 환매 한파를 비켜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틈새시장 공략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JP모간자산운용의 경우 'JP모간 러시아'펀드와 'JP모간 천연자원증권'를 출시해 러시아와 원자재에 쏠린 신규 투자 수요를 흡수했고 블랙록자산운용 역시 금값 상승의 간접 수혜를 받고 있는 산업광물과 귀금속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자금 유입에 있어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운용은 하이일드채권펀드로 시장을 적극 공략, 수천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9월 이후 '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C 펀드에는 1808억원, 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A'에 1654억원이 유입, 현금 유입 상위 펀드를 휩쓸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오히려 적극적인 마케팅과 상품개발로 환매 폭풍을 피해갈 수 있었다"며 "특히 신설사의 경우 해지될 펀드는 없고 자금 유입에 초점이 맞춰져 성장세가 더욱 눈에 띈다"고 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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