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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속도내는 정부…미적대는 여당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박현준 기자] 청와대와 정부가 세종시법 개정을 선언하면서 수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으나 친박계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위원회로 전락했다. 야당은 여권의 수도분할 주장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부, 세종시법 개정 공식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13일 서울 도렴동 정부청사에서 열린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의 2차 모임에서 "자족기능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인장치 마련, 사실상의 수도 분할에 따른 부작용 방지를 위해 세종시의 개념을 현행 행정중심 도시에서 기업중심 도시로 바꾸는 관련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권 실장은 이어 "16일 처음 열리는 민관 합동위원회의에서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과 행정 비효율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 개정안도 같이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현 세종시 계획 중 1%에 불과한 행정타운을 채우는 중앙부처 이전 계획만 분명하고 나머지는 계획이 없다"면서 "중앙행정부처 15부의 70%인 9부가 옮기는 '사실상의 수도분할'에 따른 보완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를 과천이나 대전과 같은 행정도시가 아닌, 구미 등과 같은 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9부2처2청'을 이전하는 내용의 세종시 원안(原案)은 사실상 백지화되거나 부처 이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도 12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현재의 세종시법은 수도권 인구분산, 국가균형발전, 해당 지역 발전의 목적을 이루는데 법 자체가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손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그는 "세종시의 자족 기능에 대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져 왔는데, 현재 법에 주어진 장치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특위 출범


한나라당 세종시 특별위원회가 정식 출범했으나 시작부터 한계에 직면했다. 친박계의 불참에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대안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여론수렴'이라는 운영방침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친이계' 핵심 관계자는 13일 "중앙부처를 옮기는 것은 행정비효율이라는 입장이 명확하기 때문에 현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수정은 불가피하다"면서 "행정중심에서 교육과 기업이 중심인 도시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행정중심'이라는 말은 법률위반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권에서 수정안 마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세종시 특위는 여론수렴 활동을 벌이면서 '친박계' 설득작업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직접으로는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알파(+α)' 입장을 밝힌 박근혜 전 대표를 달래는 것이 핵심 임무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법 개정을 위한 과반의석 확보 여부는 60여석의 친박계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특위 위원장인 정희화 의원이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특위의 지향점은 우선 충청도민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다양한 의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당내 의견을 잘 수렴해 당내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친박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특위가 돌아선 친박계를 달랠 수 있느냐다. 이미 특위 구성을 놓고 "정부의 수정안을 지원사격하기 위한 기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며 '불참'을 선언했던 친박계를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세종시법 개정을 선언한 정부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친박계는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수정안을 발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법 개정부터 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면서 "또 민관합동위원회가 구성도 결국 수정을 위해 만들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의 얘기는 사실상 세종시 수정이 아니라 전면 백지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위의 활동시한도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수정안이 당초 내년 1월에서 연내로 앞당겨짐에 따라 여론수렴 후 결과를 당정청 특위 활동 시한도 단축이 불가피하다. 정 의원은 "정부가 안을 만들어서 오면 우리의 역할은 소실된다"면서 "그때부터는 특위 활동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특위 활동시한이 한 달 정도 남은 셈이다.


◇이회창,"수도분할 아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여권이 세종시에 중앙정부를 이전하는 것을 두고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천도와 행정부처 일부를 분산시키는 이전은 본질적으로 같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5역회의에서 "이미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바와 같이 수도분할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행정부처 일부 이전을 수도분할, 즉 서울이전이라고 한다면 현재 경기도 과천에 분산 배치되어 있는 정부부처도 수도분할이라고 봐야 하는가"라고 묻고, "수도분할이라는 전제로 세종시 문제의 개념을 왜곡 규정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연말까지 앞당겨 발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정 총리 자신이 말했듯이 세종시에 관해서 그동안 뚜렷하게 준비된 안이 없었고, 폭넓게 찬반양론 의견을 가진 위원들을 구성해서 진지하고 충분한 토론을 할 의도였다면 한 달 여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어떻게 다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결국 정부가 이미 짜놓은 방향과 시나리오에 의해서 구색 맞추기로 민간합동위원회를 구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정 총리에게 "그렇게 하지 말고 정말 진지하게 행동을 해 달라"면서 "대통령과의 관계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소신을 펼 수 없다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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