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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돈줄 확보 이번엔 '하이브리드채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권 경영진들과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을 통해 신규 자본을 조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은행이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신종자본 증권으로 지난 주 영국 로이즈뱅킹그룹이 이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규모를 확대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FT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논의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자본확충을 이루고자 하는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 활발하게 의논되고 있다.

특히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s: CoCos)로 불리는 신종채권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발전환사채는 평상시에는 채권처럼 거래되며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지만 일단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일정 수준 이하로 악화될 경우 자동으로 주식으로 전환된다.


우발전환사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은행들이 이를 통해 자본을 쉽게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이 파산하거나 국유화될 경우 리스크를 지는 사람은 투자자들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연준에 이를 도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발전환사채와 같은 신종채권으로 전세계 은행들은 3년 내로 만기되는 총 7조 달러 규모의 채무를 리파이낸스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연준과 하이브리드채권 도입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한 월스트리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주 동안 몇 차례 논의가 있었고 여전히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그렇지만 연준을 비롯한 규제당국은 우발전환사채의 효력을 지켜보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뉴욕연준은 이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지만 최근 윌리엄 듀들리 뉴욕연준 총재가 “만약 이러한 종류의 채권으로 인한 자본확충이 확실했다면 최악의 은행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자들도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상원금융위원회가 소개한 규제안은 ‘은행들로 하여금 장기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하도록 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자본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문제는 충분한 시장 수요가 있냐는 점. 이는 회사채 투자자들의 수요로 가늠해볼 수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우발전환사채는 은행들의 부실자본 상태를 복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하이브리드채권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들이 영국 로이즈 은행의 모델을 따를 필요가 없고 또 하이브리드채권이 한 가지 형태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로펌 모리슨 포에르스터의 안나 피네도는 “로이즈의 상품은 하나의 예일 뿐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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