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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 5년 득실을 따져보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지 5년이 흐르면서 한-칠레간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났으나 체결 초창기의 우려를 벗고 안정화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1일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FTA 체결 이후 2004년 4월부터 올 9월까지 대칠레 수출은 109억400만달러, 수입은 179억7600만달러로 이 기간 중 무역수지는 70억7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 9월 수출은 14억6905만달러, 수입은 21억5425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 각 42.0%, 38.9% 감소했다.

그 동안 한칠레 교역을 분석하면 우리는 칠레시장에서 경유, 자동차, 휴대폰, TV 등의 수출을 통해 이익을 봤고 칠레는 구리와 동제품, 동스크랩 등 광물제품과 육류, 채소류, 과실류 등을 수출해 이익을 봤다. 무역적자는 칠레로부터의 수입금액의 85%이상이 동과 동제품 등으로 구성됐다. 동제품의 국제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FTA 발효 초창기 농축산업계가 우려했던 돼지고기 등 육류와 포도 등 농수산물의 수입급증은 현재로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칠레산 돼지고기 수입은 매년 20%이상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15%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중 국내 돼지사육두수도 2003년 923만두에서 지난해 980만두로 감소했으나 산지가격은 상승해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포도도 전반적으로 수입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국내 포도수확철이 아닌 기간(11월 1일∼4월 30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시설포도 면적도 안정적 수준을 기록했다. 키위도 비슷한 사정이다. 와인의 경우 2004년 이후 50%이상 증가하면서 지난해 2971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9월까지는 1819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5%감소했다. 최근 칠레로부터의 수입은 당류, 꿀및 로얄제리, 철강제품, 장신구 등의 증가율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가 기대했던 자동차 수출은 예상외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2003년 칠레시장에서 2만2510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8.8%를 기록했다. 당시 일본은 2만8190대로 23.5%였다.지난 2007년에는 우리가 6만6729대로(29.3%)로 일본( 5만7332대, 25.2%)을 추월했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가 6만9997대(29.2%)로 일본( 6만212대, 25.1%)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수출금액도 2003년 1억61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29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칠레가 중국 일본과 FTA를 체결한 이후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판매대수는 줄었으나 고급차종이 많아 지난해 수출금액은 9억1600만달러로 우리를 상회했다. 중국은 2005년 500만달러로 칠레에 자동차를 처녀 수출한 이후 지난해 1억9200만달러로 급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기존 FTA체결국과 다른 경쟁국가가 한국보더 더 큰 관세 인하폭과 짧은 감축기간으로 체결할 경우 효과가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대칠레 수출액의 10만달러가 넘는 508개 품목 중 중국 일본 싱가포르보다 양허율이 불리한 품목은 124개에 이른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칠레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124개의 불리한 품목 중 한국과 경쟁국간 FTA 특혜관세율 격차는 1.5%p∼6.0%p까지 분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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