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초저가 자동차 전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지난 7월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초저가 차 '나노'를 선보인 데 이어 르노-닛산자동차가 2012년 인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싼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나노를 누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 뿐만 아니라 도요타와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인도에서 초저가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요 자동차 메이저의 초저가 자동차 경쟁은 금융위기에 따른 선진국의 수요 부진과 이머징마켓의 상대적인 고성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초저가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 르노-닛산 "나노 누른다" =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북미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정체되거나 감소하자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이륜 또는 삼륜 자동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르노-닛산은 초저가 자동차가 이와 같은 자동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르노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인도의 연 자동차 판매는 200만대 규모다. 그러나 10년 안에 60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초저가 자동차는 르노-닛산의 인도 사업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르노-닛산의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으로, 이는 전세계 시장 점유율 10%에 훨씬 못 미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싼 자동차는 인도 타타의 나노 자동차다. 이 자동차는 2500달러선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르노-닛산은 이보다 더 싼 값의 자동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곤 회장은 계획 중인 저가 자동차가 가격뿐만 아니라 고연비 면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닛산은 이 자동차의 개발을 위해 인도의 자동차 제조업체 바자지 자동차와 제휴를 체결했다.
앞서 도요타와 GM도 저가차를 생산해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일제히 초저가 차 시장에 '입질'을 하고 있지만 승산이 높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실 르노-닛산도 초저가 차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출시 시기를 다소 늦췄다. 르노-닛산이 지금까지 생산했던 자동차는 대부분 고가의 대형 자동차였기 때문에 제작 비용을 크게 떨어뜨린 저가 자동차 부문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 제휴 업체인 바자지 역시 줄곧 2륜 자동차만 생산했다.
초저가 자동차가 얼마나 팔릴지도 미지수다. 타타의 나노 자동차는 지난 7월 출시된 이후 단 1만500대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나노자동차는 5명이 앉을 수 있는 해치백 모델인데 타타는 오토바이와 스쿠터를 이용했던 소비자를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현재 이 나노자동차는 쉽게 발화된다는 문제점까지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초저가 자동차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과 주도면밀한 시장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리스크가 예상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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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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