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환 베이징특파원]중국의 아프리카를 향한 구애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에 다른 나라들보다 선수를 쳐 주도권을 잡아 향후 자기의 자원줄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중국 머리 속에 깔린 장기적인 포석이다.
8일(현지시간)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제4차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 개막식에 참석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이 향후 3년간에 걸쳐 아프리카에 10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전에 발표됐던 지원규모의 2배다.
중국은 이외에 올해말까지 도래하는 대출원금도 탕감해주는 한편 중국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아프리카 중소기업들에게 10억달러의 특별융자를 실시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원 총리는 아프리카와의 8개 분야에 걸친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원 총리가 밝힌 8개 분야는 ▲기후변화 ▲과학기술 ▲자금지원 ▲시장개방 ▲농업 ▲의료 ▲교육 ▲문화 및 인적 교류 등이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태양열 발전 등 100개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100개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공동연구하고 100명의 아프리카 박사급 연구원을 중국에 초빙해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의 95%를 무관세로 통관시키기로 하는 등 시장개방 조치도 강화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중국은 아프리카에 세운 30개 병원과 30개 말라리아 치료센터에 5억위안(약 7300만달러) 상당의 의료장비와 말라리아 치료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의료진 3000명을 교육시키는 한편 학교 교육도 지원할 방침이다.
양 대륙은 앞으로 3년간 이번 발표를 토대로 협력을 강화해나가게 된다.
중국이 이처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경제ㆍ사회적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0년 10월 FOCAC을 창설하고 3년에 한번씩, 지금까지 중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4차례 회의를 열었다.
올초에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라 중국과의 결속을 강화했다.
지난 2006년에는 40개국 아프리카 정상들을 베이징에 초청해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환심을 샀다.
이에 대한 외부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를 순수하게 지원한다기보다 향후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방대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술수가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중국은 이같은 외부 시각을 견제하고 있다. 원 총리는 8일 중국이 아프리카와의 우정을 강조하며 "중국 입장에서 아프리카 자원 확보는 협력의 주된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중국이 아프리카 지원에 나선 것은 1950년대라며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ㆍ아프리카간 교역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서며 2년새 두배로 성장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실시한 직접투자액은 2009년 9월 현재 87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투자여건 악화 속에 대외투자액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올해 1~9월 아프리카에 8억7500만달러를 투자, 전년동기대비 77.5% 늘렸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