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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자서전'에 회장님들 뿔났다

'성공스토리' 베스트셀러 오르자 출판사들 사전협의없이 임의 출간
틀린 부분도 많아 불만제기 줄이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회사에는 물어보지도 않고 쓴 거라 틀린 내용이 많아요. 우린 안 사기로 한 책입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출간된 책 한권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미루북스에서 펴낸 '한국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그룹, 거상 박승직'이 문제였다. 출판사 측에서 '이 책은 박용만 회장이 자신의 조부이자 두산그룹 창업주 박승직이 걸었던 고달픈 장삿길을 답사하는데서 시작돼 한국 최초의 100세기업의 역사를 담아낸다'고 설명하면서 마치 박 회장이 집필에 참여한 것 처럼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이나 두산 측에 사전 연락이나 상의가 전혀 없었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틀린 내용이 많아 두산의 역사를 조명하는 책임에도 불구, 구매할 계획이 없다는 것.

강덕수 STX 회장도 최근 자신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표지에 새겨진 책 한권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글로세움에서 출간한 '샐러리맨 신화 STX 강덕수- 나는 생각을 행동에 옮겼을 뿐이다'는 표지에 강 회장의 사진을 커다랗게 게재했을 뿐 아니라 제목까지 1인칭으로 사용해 누가 봐도 자서전 같은 책이다. 그러나 강회장은 물론 회사측과 어떤 사전협의도 없이 제작됐다.


이 책에 대해 STX 관계자는 "그간 기사화된 내용들을 요약해 출간된 책으로 기획 자체부터 회사 측과 상의가 없었다"라면서 "우연히 출간 전에 사실을 알게 돼 급하게 틀린 부분에 대한 삭제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서전 '스타일'의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최근 기업이나 CEO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책들이 연달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집필한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는 지난 8월 출간 이후 1만 여권 이상이 판매되며 관련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의 자서전인 '창조바이러스 H2C' 역시 1만6000여권 이상 팔리며 비즈니스 및 경제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중이다.


이밖에도 63년 기업인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 '장수경영의 지혜', 도산직전의 남이섬을 200만 관광지로 바꿔놓은 (주)남이섬의 강우현 대표이사를 다룬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출판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위기를 극복한 CEO들이 자신의 좌절, 실패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직접 밝히는 도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CEO가 집필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자서전 형식'을 빌린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관계자나 회사 측에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현행법상 출판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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