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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는 죄...하나 팔리면 하나 만들라"

석위수 볼보코리아 신임 대표이사의 남다른 경영관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재고는 죄고다."

다음달 1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볼보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이름을 올리는 석위수 부사장이 회사 임직원들에게 수시로 던지는 말이다.


공장 생산시스템 전문가인 그는 지난 1998년 스웨덴 볼보그룹이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부문을 인수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를 설립할 당시 생산담당 이사로 합류하면서 회사의 창원공장 시스템이 왠지 모르게 낭비의 소지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곧바로 생산 시스템의 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했다. 우선 도요타 자동차의 혼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한 가지 생산 라인에서 중대형 모델을 여러 가지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4개였던 공장 라인을 2개로 줄였다.


다음으로 진행한 것이 모든 재고의 최소화다. 볼트 한 품목도 매일 매일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그날 필요한 물량은 전날 주문하는 타이트한 구조를 만들었다. "하나가 팔리면 하나를 만든다'(SOMO, Sell the one, Manufacture the one)"고 말할 정도로 석 대표는 재고를 없애는 데 사활을 걸었다. 공장에 재고가 쌓이는 순간부터 그 공장은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매출은 4배 이상 성장했으며, 만년 적자에서 수익성 높은 알짜회사로 재탄생했다. 석 대표의 '창원식 경영시스템'이 큰 기여를 했다.


창원공장을 변화시킨 석 대표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볼보그룹의 굴삭기 공장도 창원처럼 변화를 시켜야 한다고 경영진을 설득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만 있을 수 있는 특별한 상황이라면서 거부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유독 창원공장의 생산성만 향상되자 경영진들은 석 부사장의 제안을 다시 보게 됐다고 한다. 결국 석 사장의 '창원식 경영시스템'은 볼보의 모든 굴삭기 해외 공장에 적용돼 '글로벌 스탠다드'가 됐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로 미국, 유럽을 주력 시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올 1분기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20% 수준에 머무르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올 3분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글로벌 굴삭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0% 정도로 시장이 줄어드는 등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볼보그룹은 석 대표에게 영업의 확대와 함께 창원 시스템을 만든 노하우를 경영에도 적용해 어려운 시기에 놓인 회사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인을 CEO로 승진시킨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본사의 믿음과 신뢰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석 대표는 위기 이후를 내다본 경영을 통해 회사를 키우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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