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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올인'..해도해도 너무하다

금융위기 이 후 가계 일반대출은 3.7조원 사실상 회수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작년 9월 금융위기 이 후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올인'하면서 신용대출 등 일반 가계대출에서 3조7000억원을 사실상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도 최근 1년간 가계대출 증가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70%를 차지했다. 이는 잔액기준 비중인 40%대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으로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역시 '주택담보대출' 이외에는 일반대출을 극도로 자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자금난에 처한 가계를 대상으로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태'를 보였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발생한 작년 9월 이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383조6391억원에서 올 8월에는 405조9604억원으로 22조3213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주택담보대출은 무려 25조9964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총 가계대출잔액을 3조6751억원 상회하는 것으로 신규 일반대출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그만큼 신용대출 등 주택을 담보로 하지 않는 일반대출을 회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총 가계대출 잔액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9월 61.1%에서 올 8월에는 64.2%로 급등했다.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도 주택담보대출에 '올인'하기는 은행권과 다를 바 없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8월 말 현재 가계대출잔액은 131조5376억원으로 작년 9월말 대비 8조1794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5조6484억원으로 그 비중은 69.1%에 달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 비중은 통상 4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 비중이 69%로 늘어났다는 것은 사실상 일반대출에서 손을 놨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대출쏠림 현상으로 인해 2007년 말 41.4%였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총 가계대출 잔액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 비중은 올 8월 44.3%까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 후 신용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은행들은 최고의 안전대출상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꼽았고 실제로 이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해 온 결과"라며 "저금리기조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용대출 연장 조건이 무척 까다로웠다"며 "최근 경기회복세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고 해도 여전히 신용대출을 위해서는 금리조건이나 부대조건 등이 예전보다는 훨씬 강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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