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의 사상 최대 재정적자가 중국 석유업체에 유전 인수의 기회를 열었다. 4년 전 우노칼(Unocal Corp) 입찰에서 쓴 맛을 봤던 중국 국영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 멕시코 만의 유전 인수에 나선 것.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국영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노르웨이 스탯오일하이드로 ASA(StatoilHydro ASA)가 보유한 미국 멕시코만내 유전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계약이 체결될 경우 미국 멕시코만을 중국 정유 업체에 개방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CNOOC의 이번 도전이 특히 의미가 깊은 것은 지난 2005년 CNOOC가 185억 달러 규모 캘리포니아 소재 우노칼 입찰에 도전했다가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
당시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중국이 미국 내 자원을 넘보는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고, CNOOC는 입찰 의사를 철수하는 수밖에 없었다. CNOOC의 입찰포기는 거대 중국 국영 정유 업체들이 미국의 원유와 가스 자원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미국 내 분위기도 많이 바뀐 상황. 중국 자본은 엄청나게 불어난데 반해 신용경색으로 멕시코만 연안 탐사 대한 투자는 뜸해져 중국 자본에 대한 반발감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스탯하이드로는 이 지역 내 자산 가운데 일부인 5개 유망광구(Prospect)를 매각하려고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탯오일하이드로의 카이 니얼슨 대변인은 “몇 개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움직임은 아니다”며 “우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인수했던 일부 유전 자산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열어 놓았었고 이것은 우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전에 뛰어는 업체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미국 멕시코만은 수십억 배럴의 원유가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의 보고로 자원 식탐을 보이고 있는 중국 국영 정유사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연초 글로벌 정유사 셰브론의 한 고위관계자는 멕시코만 내의 한 유전 지분의 일부를 중국석유천연가스(CNPC)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협상은 3월 무렵 결렬됐는데 CNPC는 지분이 너무 작다는 점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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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본 에너지의 래리 니콜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달 멕시코만 자산의 지분을 매각하는데 중국 국영 기업들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유사들이 미국 내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서구 업체들의 주니어파트너(junior partner)가 되는 편이 유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CNOOC는 최근 가나의 주빌리 해저유전 23.5%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가나 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라아와도 60억 배럴 규모의 유전 지분 인수를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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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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