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7·사진)이 달라지고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아버지인 정몽근 명예회장을 닮아 본인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다 '정중동(靜中動)'으로 표현되는 그의 경영 스타일 때문에 항상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런 그가 장시간 국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ㆍ태평양소매업자대회' 개막식. 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유통가 오너로서 대접을 받으며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정 회장은 이날 VIP접견실에서 행사 주최측 및 유통가 CEO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시작된 개막식에 참석, 맨 앞줄 중앙 VIP테이블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이 자리에는 정운찬 국무총리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나카무라 다네오 아·태소매업협회연합회장, 이철우 한국소매업협의회장(롯데쇼핑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이 함께 자리했다.
정 회장의 모습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이례적인 행보임은 분명했다. 공식 석상에서 재계 수장 자격으로 자리를 하기도 처음이거니와 그룹 차원의 공식 행사가 아닌데도 서너 시간을 할애해 행사 자리를 지킨 것은 드문 일이었다.
정 회장은 1997년부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 왔고, 2006년 말 정몽근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사실상 그룹 회장 역할을 맡아왔다. 부회장에 오른지 2년만에 또다시 회장으로 승진할 때에도 "그동안 공석이었던 회장 자리를 채운 것일 뿐 이로 인한 경영상의 변화는 없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었다.
더욱이 1972년 생인 정 회장은 2년 전 만 35세에 '회장' 직함을 달았다. 나이만 놓고 보면 유통가 라이벌로 거론되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55년생)과는 17살 차이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68년생)보다도 4살 아래다.
하지만 유통업계 빅 3로 꼽히는 현대백화점이 창업 3세, 그것도 이른 나이의 정 회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그만한 승부수를 던질 비장의 무기(?)가 준비됐으리란 게 신세계와 롯데 등 경쟁사들의 속내였다.
마침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신촌점에 영패션관 '유플렉스'를 개점한데 이어 내년부터 일산 킨텍스몰과 대구 계산동 쇼핑몰, 그리고 양재동 복합쇼핑몰과 아산 신도시 백화점 등을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다. 정 회장의 경영성과 첫 시험대가 내년이 될 것이란 전망도 이 때문이다.
$pos="C";$title="소매업자";$txt="14일 열린 '제14회 아시아태평양소매업자대회'에서 정지선(왼쪽 세번째)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이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size="510,365,0";$no="200910161200087080947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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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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