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대표적인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인 안철수연구소(대표 김홍선)의 최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보안 부문이 아닌 기업용 웹하드와 압축 프로그램 분야에서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은 것.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알약'을 출시해 보안 프로그램 시장에 진출한 이스트소프트(대표 김장중)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안연구소 "PC 보안 강화의 연장선"
안철수연구소는 지난달 14일 온라인 스토리지 'V3 웹하드'의 중소기업용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 개인용으로만 제공 하던 서비스에 보안성과 사용편의성을 더해 소호, 중소기업, 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는 것이 안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특히 보안 전문 기업답게 보안성을 한 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안연구소는 지난 9월 22일 압축 프로그램 'V3 Zip'도 출시했다. 'V3 Zip'은 기존 압축 프로그램에 비해 호환성과 보안성이 강화됐다. 안연구소 측은 "'V3 Zip'을 사용하면 언어가 다른 압축 파일의 깨짐 현상이 없으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40여 가지 압축포맷은 물론 국내 압축 소프트웨어와도 호환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V3'와 연동을 통해 압축이 해제되는 단계에서 악성코드를 예방할 수 있다.
안연구소 측은 "보안 위협의 지능화로 PC에 저장되기 전에 악성코드의 위험을 방지하는 사전 방역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웹하드 및 압축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표준도 아닌 압축 프로그램을 대다수의 사용자가 쓰고 있는 상황에 대표적 SW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임영선 안철수연구소 인터넷사업본부장은 "무엇보다 글로벌 표준 포맷을 준수해 기존 타사 제품의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트소프트 "선의의 경쟁 기대"
기업용 웹하드 서비스인 '비즈하드'와 압축 프로그램 '알집'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에게는 'V3 웹하드'와 'V3 Zip'이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난 셈이다. 안철수연구소가 2007년 '알약'을 출시해 보안 시장에 진출한 이스트소프트를 겨냥해 'V3 웹하드'와 'V3 Zip'을 출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압축 프로그램의 경우 국내 시장 규모가 20억원 정도에 불과하며 알집이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가 되지 않는다"며 안연구소의 신제품 출시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압축 프로그램은 개인 사용자에게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기는 하지만 이스트소프트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관련 분야에서 좋은 경쟁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질의 SW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이스트소프트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SW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스트소프트는 글로벌 표준 포맷을 준수한 '알집 8.0 베타'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압축 프로그램이나 웹하드의 경우 무료 서비스인 경우가 많아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데 안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가 이를 놓고 지난친 출혈 경쟁을 펼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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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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