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관계자 "출구전략 후 조정 가능성..한쪽 방향 거래는 위험할수도"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소폭 반등했다. '하락이 대세'로 굳어지던 시장 마인드가 출구전략 본격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한풀 가라앉은 것인가. 원·달러 환율이 반등에 성공할지 시장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환율은 지난 9월부터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리며 레벨을 낮췄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지속된데다 글로벌 달러약세까지 가세하면서 원화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환율은 지난 9월2일 장중 고점 1253.4원에서 이날 1166.5원까지 80원 넘게 떨어졌다.
여전히 환율 하락 요인은 산재해 있다. 증시의 상승 여력이 가시지 않은 상태고 경상수지 흑자 기조 지속, 글로벌 달러 약세 등을 감안하면 아직 완전히 환율 방향을 돌려놓기에는 이른 감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또 한번의 조정이 있지 않는 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시를 비롯해 경기 회복을 만끽하던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에 이어 전일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오른 만큼 외환당국도 출구전략의 여파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전히 환율은 상승 요인보다는 하락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증시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고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도 WGBI지수 편입과 함께 급속도로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환율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통화당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 된 다음에 시장이 조정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며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서 부각됐었지만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프랑스 해운선사 부도 관련해 조선업체 수주 취소가 가시화되면서 선물환 매수에 대한 언와인딩이 나올 수도 있어 환율을 무조건 한쪽으로만 거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증시가 상승폭을 줄이고 당국이 오전중 1170원선에 대한 개입 물량을 내놓으면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상승폭은 오후들어 다시 줄고 있지만 1170원대 지지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참가자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당국 관계자는 "1166원이 기술적 분석으로 봤을 때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도 있지만 당국은 특정레벨에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며 "환율이 1170원 부근에서 등락하면서 시장 사람들이 믿고 행동하니까 의미를 갖게 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율 반등이 단기적인 반등 신호라기보다 역내외 차익 실현성 플레이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오전중 상승폭을 줄이면서 단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라며 "오전에 은행권 숏 커버 물량이 나왔고 역외도 셀 위주였다가 바이가 섞여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보합선까지 내려온 만큼 더 많은 숏을 내기는 약간 힘들어 보인다"며 "호주 금리 인상 뉴스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롱텀 뷰가 있는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포지션을 닫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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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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