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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과잉 유동성 대형은행이 '흡수'

[아시아경제 김기훈 기자, 김보경 기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통화정책 시행으로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금융권으로 흡수되고 있다. 제2의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금융 감독 당국이 엄격한 자본요구기준을 마련하면서 은행들이 앞 다퉈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금융 감독청(FSA)은 은행들의 현금 및 국채 보유 비중을 의무적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유동성 기준안을 발표했다. 영국 은행들은 현금 및 국채 보유규모를 총 1100억 파운드 늘려야 하고, 단기 대출도 현 수준에서 20% 줄여야 한다. 또한 유동자산을 총 3700억 파운드 늘려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

FSA의 계획은 은행들의 완충 자본을 늘려 향후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국채와 현금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영국 은행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얼마 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은행들의 유동성 요건 강화를 합의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해 2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던 일본 대형 금융회사들도 자금 조달에 다시 매진하고 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매출 기준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는 최근 자본 확대 차원에서 48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지 한 달만의 일이다.


노무라홀딩스에 이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과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도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대형은행들은 작년에도 자본 확충 차원에서 19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발행했다. 당시 미쓰비시UFJ가 40억 달러, 미즈호와 미쓰이스미토모는 각각 60억 달러와 90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나 신이치 크레디트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은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한 한 최대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대형 은행들은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인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에서 미국 등 선진국의 대형은행들에 비해 뒤쳐진 상태다. 크레디트 스위스 추정치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도이체방크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은 8%대에 이르며 크레디트 스위스와 HSBC의 경우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 금융권의 경우,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이 6.3%에 그치고 있는 것을 비롯해 2, 3위 은행인 미즈호와 미쓰이스미토모 역시 3.4%와 5.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무라키 마사오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금융회사들이 정부의 자본 강화기준 발표를 기다리기 보다는 증시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자본 확대를 통해 효율적인 완충자본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은 더욱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 위기로 극심한 타격을 입고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던 대형 은행 중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뉴욕멜론, JP모건 체이스 , 모건스탠리 등 상당수의 은행이 정부 자금의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


꾸준히 자기자본 확충에 나선 골드만삭스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 대비 160%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확보했으며 JP모건의 자기자본 역시 1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부 구제 금융을 받았던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100% 회복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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