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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FSA, 은행 유동성 보유 요건 강화

전세계적으로 영국이 처음..'리먼 반복 안 한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은행권 보너스 규제에 가장 적극 나선 영국이 유동성 보유 요건을 강화해 금융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 금융감독청(FSA)은 이날 은행들의 현금 및 국채보유 비중을 의무적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유동성 기준을 발표했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경우 영국 은행들은 현금 및 국채 보유규모를 총 1100억 파운드 늘려야 하고, 단기 대출도 현수준에서 20% 줄여야 한다. 또한 유동자산을 총 3700억 파운드 늘려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

FSA의 계획은 은행들의 완충 자본을 늘려 향후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즉, 국채와 현금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영국 은행시스템의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얘기다. FSA는 유동성 기준 강화를 영 은행 노던 록이 파산한 지난 2007년 12월부터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SA는 경기침체가 끝나기 전까지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적용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자칫하면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계획을 신중히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회의에서 정상들은 은행들의 유동성 요건 강화를 합의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폴 샤르마 FSA 정책이사는 “경기침체가 종결된 후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르면 6개월 늦으면 2년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내놓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강화된 기준이 자리잡지 않는 한 다음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없을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번 유동성 강화요건은 210개의 영국계 은행을 비롯해 200여개의 해외 지점 및 자회사에도 적용될 방침이라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FSA가 제시한 유동성 개념이 좁아 은행들이 자본 확충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먼 사태 이전 대표적 유동성의 하나로 간주되던 회사채와 자산담보부증권, 파상상품은 이번 기준에는 모두 제외됐다.


영국 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다른 국가들이 유사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FSA의 계획이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의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비판이 대두하고 있다. 영국은행가협회(BBA) 최고경영자 앙겔라 나이트는 “문제는 영국이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기 전 다른 국가들이 이를 받아들일 지 여부다”며 “만약 경기침체 종결 전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경우 경기 회복을 저해될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몸사린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BA의 사이몬 힐스는 “은행들은 개인이나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꺼려할 것”이라며 “기준 강화로 단기대출비율이 8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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