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환율· 경쟁업체 회생이 변수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어닝쇼크와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는 모두 반도체와 LCD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휴대폰, 디지털미디어(TVㆍPC) 등 완성품들과 달리 경기에 따른 변동성이 커 이 두 분야의 시장환경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또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와 환율 전망, 일본·대만의 경쟁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정상을 되찾을지에 대한 관측에 따라 전망치가 조금씩 엇갈린다.
변수는 크게 세가지다. 무역수지를 사상최대 흑자로 이끌었던 고환율이 7월을 정점으로 한풀 꺾이면서 1100원대로 진입, 상대적으로 동일한 매출을 올리고도 수익은 줄어드는 상황이 됐다.
내년 환율은 1100원대에서 고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예 삼성전자는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100원에 놓고 사업계획을 짜기로 했다.
아울러 대만과 일본의 경쟁업체들이 반도체 경기회복에 힘입어 빠르게 가동률을 끌어올릴 경우 공급 증가로 가격 프리미엄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TV, 핸드폰, MP3 등 세트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마진폭을 확대해 왔으나 경쟁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마진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상대적으로 부품부문에서 가격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변수들에도 불구,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호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반도체 소비품목인 PC는 넷북, 인텔의 초전력(CULV) 플랫폼을 탑재한 노트북 등 다양한 신제품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내년에는 11%이상의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 우려 또한 대만 달러와 일본 엔화의 하락폭이 더 커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 경우 수요 자체가 감소하는 만큼 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며 "호황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다면 대만 업체들도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져 시장에 나오는 물량자체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시설을 확충, 경쟁이 격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LCD시장 전망 또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는 LG디스플레이가 총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내년중 신규 8G라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샤프는 이미 올해 3분기부터 10G라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대만의 CMO 또한 올해 4분기부터 8G 라인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돈이 되는' LCD사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면서 4분기 이후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LCD TV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예전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승훈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LCDTV에 대한 수요가 20%이상 증가하겠지만 LCD패널의 공급량은 그이상 확대돼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을 견뎌낸 대만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설비 증설을 끝내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냐에 따라 하락폭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