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관련협회 연봉 9253만 원...공무원 제 식구 챙기기 '여전'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환경부에서 퇴직한 4급 이상 공무원 10명 중 9명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및 단체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공무원 사회의 제 식구 챙기기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환경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04년 이후 퇴직한 환경부 4급 이상 공무원 49명 가운데 44명(90%)이 환경부 산하 23개 공사·공단·협회 등에 재취업 했다.
기관별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 옮긴 공무원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환경기술센터 5명, 국립공원관리공단 4명, 한국자동차환경관리협회 4명이 퇴직 후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기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은 한국환경자원공사 고재영 사장과 한국용기순환협회 최병찬 부회장으로 각 1억26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고 사장은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6년 6월 퇴직했고 환경부 감사담당관을 지냈던 최 부회장은 지난 2007년 7월 퇴직했다.
환경부 산업폐수과장 출신인 김성수 금속캔자원순환협회 전무이사 연봉은 1억2400만원, 금강유역환경청장 출신인 소준섭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 부회장과 환경부 폐기물자원국장 출신인 류지영 한국페트병협회재활용협회 부회장이 각 1억2200만원으로 고액연봉자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환경부 퇴직 공무원은 한국자동차환경관리협회장(1억1700만 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1억800만원), 한국유리병재활용협회부회장(1억200만원), 한국폐기물관리협회장(1억원) 등이었다.
특히 17개 각종 협회의 평균 임원 연봉은 9253만원으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 보다 급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대해 의원은 "일부에서는 퇴직 공무원의 산하기관 진출에 대해 수 십 년간 해당 분야에서 쌓은 전문 지식을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들 퇴직 공무원은 ‘친정’격인 행정부처에 인맥을 내세워 감사 기능 등을 약화시키거나 산하기관에 예산을 따오는 로비스트로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출신인 한국페트병자원순환협회 류지영 부회장은 환경부 장관보다 많은 1억2000만원의 연봉을 책정하고 14차례의 간부 해외연수로 4억3000만원을 집행하고도 환경부 내부 감사에 제대로 적발되지 않아 상급기관의 '봐주기식' 감사제도가 국감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 관련 기관으로 재취업하지 않은 고위공무원은 18대 국회의원으로 등원한 박선숙 전 차관, 세종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김수현 전 차관, 울산광역시 정무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주봉현 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 한나라당 소속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강형신 전 감사관으로 총 4명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환경부 출신 고위공무원들이 산하 공공기관이나 단체로 재취업하게 되면 해당 기관이 제대로 관리·감독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으로 제 식구 챙기기의 관행을 철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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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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