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제사회의 '변방' 아니다.. 역할과 책무 다 해야"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이후 우리나라를 보는 세계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64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 중인 윤 장관은 이날 수행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번 총회는 우리나라가 내년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회의다. 내 자격지심(自激之心)인지는 몰라도 예전에 사무관이나 과장 때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와는 달리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지난 2일 터키에 도착한 이래로 ‘한국이 최근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전하면서 “이전엔 (경제위기가 찾아와도)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국제적으로 공조하기 어려웠지만, 이번엔 모든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놓임에 따라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통화 및 금융 완화정책과 같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회의 땐 같은 질문에 ‘궁금하면 직접 (한국에) 와서 봐라.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고 답했다”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해온 정책적 노력 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내년도 G20 회의 유치에 대해선 IMF와 WB 총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 등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회의 준비와 진행을) 잘 해낼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이는 우리를 더 이상 ‘변방(邊方)’으로 대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그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데 즐거워만 할 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책무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세계경제가 다극화 체제로 전환되고 특히 중국 등 아시아권 나라들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한반도 전체를 경제특구처럼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위치를 잘 알고 함께 뭉쳐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지난 3~4일 이틀간 현지에서 열린 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결과와 관련해선 “IMF 쿼터(지분) 개혁 문제를 놓고 선진국과 신흥 경제국 및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차가 크다. 앞서 G20 정상들은 ‘적어도 과대 대표국의 지분 중 5% 이상을 과소 대표국으로 이전’키로 합의했는데 그 기준을 놓고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쿼터 개혁이 이뤄지면 우리나라처럼 실제 쿼터가 계산 쿼터보다 작은 국가들의 발언권이 커지는 등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IMF/WB 총회 개최지인 터키에 대해선 “터키는 지금 EU 회원국으로 가입하고자 하나 독일, 그리스 등이 반대하고 있다”면서 “비록 거리상으론 멀리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무역 흑자를 많이 내고 있고, 특히 과거 6.25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군인을 파병한 혈맹국으로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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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터키)=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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